심장질환은 전구 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종종 돌연사와 연관되기 때문에 흉통(胸痛)이 있으면 덜컥 큰 병부터 의심해서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물론 흉통이 있는데도 간과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심장에서 기인하지 않는 흉통(비심인성흉통)인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감별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흉통이란 가슴 부위에서 느껴지는 모든 종류의 통증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슴 부위의 피부, 근육, 뼈를 포함해 내외부의 모든 장기가 흉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흉통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증의 위치, 특성 및 지속시간 등의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먼저 전형적인 협심증의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 이와 유사한 흉통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협심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관상동맥)이 좁아져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흐르지 않아 발생합니다. 허혈성 심장병으로 인한 가슴 통증은 대게 바늘로 찌르거나 칼에 찔린 듯한 예민한 통증보다는 뻐근하고 터질 것 같으며 짓눌린 것 같은 통증으로 느껴집니다. 위치는 흉골(복장뼈) 뒤나 좌측 가슴이 흔하며, 종종 왼팔이나 목 부위로 통증
1984년 히로시마에서 자그마한 캐주얼 브랜드로 시작된 유니클로가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의류회사로 성장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일본경제 장기침체였다. 유니클로는 1990년 중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후 SPA(한 회사가 의류 생산과 판매의 모든 과정을 총괄) 체제 하의 중저가 패스트패션 전략이 주효하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대형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지난 30여 년간 유니클로 변천사는 일본경제의 부침을 압축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일본경제는 1980년대 중반까지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질주했다. 그러나 일본의 과도한 경상수지흑자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등 주요국이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인위적인 엔화강세를 강요한 결과 엔화가치는 합의 당시 달러당 241엔 수준에서 1987년 초 150엔 수준까지 절상되었다. 그 후 1980년대 후반 자산버블 형성과 1990년대 중반 이후 버블붕괴라는 롤러코스터 속에서 일본기업은 극심한 불황과 생존경쟁에 내몰렸다. 더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최근까지 수차례의 경제위기와 천재지변으로 경제활력이 소진되면서 일본경제는 이른바 ‘잃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밝힌 뒤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당초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처럼 짧고 간결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조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으로 파면된 지 11일 만에 이뤄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노태우, 전두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네 번째다. 곧바로 조사실로 향한 박 전 대통령에게는 뇌물죄와 직권남용죄 등 13개 혐의에다가 수 백가지의 질문이 예상돼 조사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V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출석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으나 착잡한 마음은 같았다. “입장표명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없어서 실망했다. 용어의 선택과 표현에 따라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크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검찰소환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모두가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 다시는 이같은 일이 벌
경기도에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사항 등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경기북부권 중첩 규제와 역차별 문제다. 이 지역은 남북한이 총구를 맞대고 대치중인,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여서 지역 발전을 위한 대규모 개발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주민들은 휴전 이후 국가안보의 그늘에서 항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수도권 규제까지 묶여 낙후된 채 소외감을 느껴왔다. 상대적으로 경기남부지역과 비교되면서 느끼는 상실감이 컸다.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중첩된 규제와 역차별 해소’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의 균형발전’ 등을 외쳤다. 국가 안보와 자연환경 보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존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보는 결국 국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오죽 소외감을 느꼈으면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경기도 분도론’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을까. 물론 20여 년이 지난 아직까지 분도론은 큰 진전이 없다. 최근에도 경기도 북부 시·군의장 협의회가 ‘경기도 분도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역대 지사들은 분도가 재정 자립도 등 여러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저하시
Q:국민연금, 낸 돈보다 많이 받는다는데, 사실인가요? A:최초로 연금을 받는 시점에 과거의 소득을 현재가치로 재평가해 연금액을 산정한다. 연금을 받는 중에는 물가상승분에 따라 연금액도 오르는 등 납부한 보험료보다 연금 수령액이 많다. 그렇습니다. 국민연금은 납부한 금액보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는 액수가 훨씬 많습니다. 국민연금은 현재 소득의 9%를 납부하고 2028년 이후부터 소득대체율 40%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인 61세(53년생 이후부터는 출생연도별로 61~65세)가 되어 받는 연금액을 계산할 때 가입기간 중의 소득은 연금수급시점의 가치로 재평가하여 그동안의 물가 및 소득상승분을 반영합니다. 또한 연금을 받는 중에도 통계청에서 고시한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만큼 매년 연금액을 인상하여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 받는 금액은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에 비해 훨씬 많게 됩니다. 즉, 가입자인 국민의 부담 수준에 비해 혜택은 비교적 높게 설정되어 있어 사기업의 개인연금상품과 비교해도 국민연금만큼 수익이 높은 상품은 시중에 없습니다. 이유는 공적연금으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운영비용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하며 상품 판촉비용, 수수료 등 부
최근 한반도 정세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한반도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세위기 속에 빠져들고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일본, 한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의 방문은 한마디로 군사적 선제타격을 비롯해 모든 옵션까지 포함한 북핵개발 프로그램 해체의 대북강경정책적 확인이었다. 이에 맞서 북한은 19일 <로동신문>을 통해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의 지상분출 시험 사진을 공개했다. 이 로켓엔진은 올해들어 처음으로 공개된 것으로서 사거리 5천500㎞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한국과 미국의 해군은 ‘한미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한반도 전 해역에서 북한의 해상도발 위협에 대비한 대규모 해상훈련에 돌입했다. 또한 19일부터 오는 28일까지에도 한국과 미국의 해군은 경남 진해만 일대에서 아군의 기뢰를 설치하거나 적의 기뢰를 제거하는 ‘연합기뢰전훈련’을 실시한다. 그리고 20일부터 31일까지 한국과 미국의 해군은 적의…
18세기 서유럽에서는 가발의 크기가 곧 신분과 미를 상징했다. 귀족들의 허영심이 빚어낸 기현상이었지만 가발은 날이 갈수록 화려해졌고 똑바로 눕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크기도 높아졌다. 우연일까? 비슷한 시기 조선에서도 가발의 일종인 ‘가체’가 유행했다. 그리고 여인네들의 전용물이었다는 것만 다를 뿐 신분을 상징한 것은 똑같았다. 그러나 화려함과 가격면에 있어선 서양을 압도할 정도로 대단했다. 우선 얼마나 크고 무거웠는지 머리에 이고 있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가체에 눌려 목뼈가 부러졌다는 기록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는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부잣집 며느리가 13세에 가체를 얼마나 높고 무겁게 했는지 시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자 갑자기 일어서다 가체에 눌려 목뼈가 부러졌다. 사치가 능히 사람을 죽였으니 슬프도다”고 적고 있다. 가격도 상상을 초월했다. 상품은 7만∼8만 냥, 웬만한 것도 중인(中人)의 집 10채에 해당됐다. 그나마 구하기가 어려워 가산을 탕진하는 등 사회적 물의까지 빚었다.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을 이용, 여자의 머리숱을 많아 보이게 하려고 여러 형태의 머리 모양을 꾸미기 위하여 사용하던 가체가 이처럼…
유턴을 하는 동안 /강인한 좌회전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좌회전 신호가 없다. 지나친다. 한참을 더 부질없이 달리다가 붉은 신호의 비호 아래 유턴을 한다. 들어가지 못한 길목을 뒤늦게 찾아간다. 꽃을 기다리다가 잠시 바람결로 며칠 떠돌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목련이 한꺼번에 다 져버렸다. 목련나무 둥치 아래 흰 깃털이 흙빛으로 누워 있다. 이번 세상에서 만나지 못한 꽃 그대여, 그럼 다음 생에서 나는 문득 되돌아와야 하나. 한참을 더 부질없이 달리다가 이 생이 다 저물어간다. -강인한 대표시 100선 ‘신들의 놀이터’ 꽃을 혹은 꽃 같은 그대를 혹은 꽃 같은 ‘나’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의 길’이 막혔을 때, 뒷걸음치거나 되돌아갈 수도 없고, 불가항력 같은 것이 그 길을 막아설 때, 우리는 때로 부질없는 짓을 하게 된다. 그 길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서 바람결에 며칠 떠돌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바로 그때, 우리가 기다리던 ‘꽃’은 왔다가 간다. 흰 깃털 같은 꽃잎을 떨어뜨린 채 쓸쓸히 왔다가 간다. 생이란 이렇게 아름답도록 서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김명철 시인
하루가 멀다하고 타는 경찰버스가 노후화돼 사고의 위험을 안고 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직업 경찰관들이 타는 버스보다 의무경찰들이 타는 버스의 노후화는 더욱 심각해 사용연한을 넘긴 버스가 평균 30% 가까이에 이른다. 이는 지방청으로 내려갈수록 심해 일부 지방경찰청 소속 버스 가운데 50%가 사용기한 8년을 넘겼다고 한다. 반면 경찰관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가운데 사용기한을 넘긴 경우는 10% 미만이라고 한다. 차별도 차별이지만 직접 집회 및 시위에 동원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동하는 의무경찰 탑승버스는 늘 사고의 위험을 안고 달리고 있는 셈이다. 혹시라도 경찰이 타던 버스를 의경에게 물려주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운행 중인 기동대 버스는 모두 83대인데 이 가운데 34%에 이르는 28대가 사용연한을 훨씬 넘겨 교체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산 등의 이유로 교체시기조차 확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 버스는 곳곳에 녹이 슬어 있는데다 심지어 찌그러진 상태 그대로 운행되고 있어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일부 차량은 외관의 부식상태가 심해 거의 폐차차량 수준이라고 한다. 타지역에 지원을 나갈 경우에는 장
한때 정부는 인구과밀을 우려해 ‘1가구 1자녀’ 정책을 펼쳤다. 인구억제정책을 펼치면서 이런 구호들이 곳곳에 나붙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이다. 김영삼 정부 이전까지는 의료보험도 셋째부터는 적용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 정책을 펼치면서 출산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 이제 ‘인구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간단하다. 아이들을 기를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육비와 교육비 등이 부담되는데다가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살림살이를 꾸려갈 수 없다. 자녀들을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학원에 보내야 하고, 집을 마련하고 자식들을 혼인시키기 위해서는 평생 부부가 일손을 놓을 수 없다. 아이 한명 키우는 것도 빠듯한데 둘이나 셋을 낳을 수 없다. 국가가 보육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2011년 제일 먼저 김상곤 당시 경기도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내놓았다. 그리고 무상급식 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이명박정부와 여당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결국 ‘만 5세 전면 무상 보육’을 발표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