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짜리 노트북을 70만원대에 판다고?”
D 포털사이트의 ‘C 인터넷 취업 카페'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모(23.안산시 단원구)씨는 지난달 26일 카페 운영자로부터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도시바 노트북을 72만원에 할인 판매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노트북 가격이 시중가보다 60% 싼데다, 평소 카페에도 자세한 취업 정보를 많이 올려주던 운영자의 이름으로 온 메일이기에 믿고 72만원을 입금한 최씨는 다음날 카페 공지사항에 ‘노트북 공동구매에 대한 메일을 발송한 적이 없으니 입금하지 말라’는 글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노트북을 할인 판매한다는 사기성 광고메일이 성행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8일 한국소비자연맹과 대한주부클럽 등 소비자고발센터들에 따르면 지난달 노트북을 50~70% 이상 할인판매한다는 광고성 메일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대한주부클럽에 10여건, 소비자연맹 경기.인천본부도 7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메일은 '노트북 폭탄가 세일', '60~70% 할인', '부도업체 재고정리' '한정판매'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부추겨 현금입금을 종용하고, 입금하면 사이트를 폐쇄.잠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교적 보안이 허술한 카페나 동호회 사이트 등을 이용, 운영자를 사칭한 이메일을 보내거나 경찰이나 은행이 빨리 대응할 수 없는 주말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등의 지능적인 수법으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김모(28.부천시 원미구)씨는 지난달 17일 T쇼핑몰로부터 삼보노트북 에버라텍 AV1050-KU1와 AV4280-KH1을 한정 수량 50대를 60% 할인한 63만9천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메일을 보고 입금했다.
그러나 몇일 후 이 사이트는 폐쇄됐고 김씨는 63만9천원을 고스란히 뜯겼다.
김씨는 “삼보가 법정 관리에 들어간데다 이메일 내용도 협력 업체들이 결제대금 대신 제품으로 받아 직접 판매한다는 말에 입금했는데 사기당할 줄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이런 사기성 광고메일 발송업체 5개를 확인해 사이버경찰청에 고발한 상태"라며 "제품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거나 사업자 등록번호가 없고 현금결제만 고집하는 것도 사기 메일의 전형적인 형태이니 주문 전에 제품 정보나 배송방법, 환불·교환이 가능한지도 꼼꼼이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