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31조는 국가교육의 기본방향을 천명한 조항인데 그중 제4항을 보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 된다’ 라고 되어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지난 15년간 지방자치와 별도로 교육자치를 실시해왔고, 헌법에서 요구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그동안 교육자들의 정치적 활동 또한 금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개정 통과된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2010년부터 현행 시·도교육위원회는 시·도의회와 통합되어 교육특별상임위원회로 기능이 바뀌게 되었고,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부산시교육감선거를 시작으로 앞으로 교육감, 교육위원은 전원 주민직선으로 선출하게 되었다.
개정된 법은 그나마 해방이후 우리나라가 미흡하지만 분리 운영해 왔던 교육자치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과 우려를 갖게 한다.
첫째 교육자치 위헌 가능성이다. 자치란 개념이 본질적으로 참여주체가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최소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볼 때, 교육위원회를 도의회와 통합하는 개정된 지방교육자치법은 향후 도의회 내 소속될 7명의 교육의원들에게 교육관련 독자적 발의권(의회 최소발의 의원수 10명임)조차 보장하고 있지 못하므로 위헌 가능성을 갖게 한다.
둘째 주민자치원리의 침해가능성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119명의 도의원과 49명의 국회의원을 주민이 선출하고 있는데, 개정된 법률에 의하면 경기도민 전체에 의해 7명의 교육의원 또한 주민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권한은 도의원이면서 책임과 선출권역은 국회의원의 7배 크기라는 모순과 제주도와 비교하여 선거구의 크기가 20배(현재 경기도교육위원 제1선거권역인 수원, 화성, 오산, 평택, 안성 인구만 200만 이상임)가 넘는 표의 등가성 불균형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셋째 헌법적용의 이중성에 관한 문제이다.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시키고자 할 때 교육계의 반대논리는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문제였다. 그런데 교육위원회는 통합하고 똑같은 도의회 소속이면서도 교육전문가 출신 교육의원의 정치활동은 금지하는 법적용의 이중성은 법해석상의 충분한 논란을 가져올 것이며, 나아가 향후 교원단체들에 의해 교원의 정치적 활동 허용을 줄기차게 요구할 시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넷째 개정 법률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의혹과 우려이다. 그동안 교육계가 한목소리로 개정법안을 반대해 온 논리는 분리 운영되어 온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와 통합하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상실되고 교육이 정치와 경제논리에 의해 장악되고 훼손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시·도간 재정격차가 심한 현실에서 교육의 주도권을 장악한 정당에 의해 앞으로 시·도간 교육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교육위원회나 교육청이 별도의 기관으로 분리 독립되어 교육자치를 실시함을 잘못된 중복구조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지방자치와 지방교육자치는 기관의 자치가 아니라 단체에 의한 자치 즉, 하나의 지방자치 단체에 두개의 기관이 각자의 특수성을 가지고 자기 영역에서 자치를 실시해 온 것이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살펴봐도 분명하고 그래서 교육자치는 단순히 국가운영의 효율성에 따라 행정자치에 통합되거나 폐지되는 대상이 될 수 없다. 교육자치는 단순한 지역단위의 자치개념이 아닌 교육이라는 전문 영역의 자치이며 교육관련 사무는 기본적으로 국가사무이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위원회나 교육청의 사무는 광역시·도의 지방행정 단체가 함부로 가져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어쨌든 그동안 교육계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제 지방교육자치는 정치권의 정당논리에 의해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고 교육계의 반대와 저항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동안의 대한민국 교육자치사를 되돌아보면 교육자치는 항상 미완성형이었고, 이번에 개정된 법률 또한 절대로 완성형이 될 수 없는 과도기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이 법은 언젠가 반드시 다시 재개정될 것이다. 지방교육자치법이 앞으로 어느 정권에 의해 어떻게 또 재개정되든 간에 반드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교육을 더 이상 시장경제논리나 정치논리, 효율성으로만 봐서는 결코 교육을 통한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루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재 삼 <경기도 교육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