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신년인사회에서 자주 듣게되는 이야기중 하나가 금년에 태어나는 황금돼지띠 아기는 재물운을 타고나므로 아기를 많이 낳도록 하자는 덕담이다. 아마도 2006년 ‘쌍춘년’의 웨딩붐에서 2007년에는 ‘황금돼지띠’ 베이비붐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사회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듯도 하다.
물론 일부에서는 ‘황금돼지해’라는 것은 없다고 하며 굳이 역법으로 십이간지에 음양오행을 더해 계산된다는 2007년 돼지의 색깔을 따지자면 황금색이 아니라 붉은색이라고 하지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돼지의 색깔을 좀 바꾸고 이에 편승하여 유아용품 관련 회사에서부터 보험사에 이르기까지 출산을 권유하는 것에 대해 나쁜 상술로만 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저출산의 문제가 우리사회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재복을 타고난다는 ‘황금돼지띠’ 아기를 낳으라고 권유한다고 출산율이 얼마나 높아질 것이며, 과연 그러한 현상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작년도의 웨딩붐에 비추어볼 때 금년 출산율은 예년에 비해 조금 높아질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이렇게 특정 해에 국한하여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좀 생각해 볼 문제이다. 7년 전에는 새천년(2000년)을 맞이하여 ‘밀레니엄’ 베이비붐이 일어났었는데 그 ‘밀레니엄 베이비’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다른 해 출생아들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아마 7년 후에는 ‘황금돼지띠’ 아이들이 같은 고민을 안게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어야 할까?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진단되어야 할 것은 요즈음 결혼과 출산을 앞둔 젊은층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가 이다. 최근 대학 졸업반 여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결과 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취업문제였으며, 남학생들도 자기 일을 갖고 경제력을 지닌 여성들을 배우자로 더 선호하는 것 같았다.
불과 20~30년전만 해도 여성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도 결혼과 동시에 퇴직하고 자녀낳아 키우며 가정살림하는 것이 남녀 모두가 원하는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졌었는데, 요즈음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일을 갖고 평생취업을 통해 경제력을 갖추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있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개발된 자신의 능력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문제는 사회여건상 취업과 결혼생활을 병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선 취업을 하고 난 후에 결혼을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결혼을 하면 아무래도 가사일과 자녀출산 및 양육으로 인해 직장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며 바로 그러한 점들이 취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염려하고 있었다.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취업한 여성이 출산을 하면 90일의 산전후휴가를 주게 되어있는데, 이 기간중 60일은 사업주가 그리고 추가되는 30일은 고용보험에서 소득보장을 해 주도록 되어있다. 바로 이러한 제도가 사업주로 하여금 여성고용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산휴가 떠난 여직원의 소득보장 책임도 문제이지만 90일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대체인력지원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직원채용시 사업주는 같은 조건이라면 여성보다는 남성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유럽 선진국가들의 경우를 보면 출산휴가기간동안의 소득보장은 대부분 사업주가 아니라 사회보험에서 부담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성보호제도가 여성의 지속적인 경제활동참여를 가능하도록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이다.
‘황금돼지해’ 출산을 권고하는 것이 단지 상술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이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취업하는데 있어서 여성의 출산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사업주의 산전후휴가기간동안의 소득보장 부담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며 대체인력문제도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모색될 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 숙 자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