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연합뉴스의 베를린 특파원인 송 병승 기자는 “미국은 북한이 위조 달러화를 제조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위조 달러의 진짜 출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일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짜이퉁(FAZ) 일요일 판이 7일 보도했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보내왔다.
이 기사를 읽어 본 사람은 FAZ(독일어로는 ‘파츠’라고 읽는다)가 어떤 신문인지가 궁금할 것이다. 이 신문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발행되는 일간 신문으로 독일의 권위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츠는 프랑크푸르터 짜이퉁 신문의 후신이다. 푸랑크푸르터 짜이퉁은 2차 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의 전쟁 정책을 과감하게 반대하자 히틀러는 1943년, 이 신문을 폐간시켰다. 히틀러 정부가 패망하자 흩어졌던 이 신문 출신의 언론인들이 다시 모여 1949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짜이퉁(프랑크푸르트 종합신문이라는 뜻)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한겨레’를 연상시킨다.
파츠는 창간 당시 진실, 객관성 그리고 반대 의견의 공정한 처리(반론권 보장)를 편집 방침으로 결정했다. 이런 편집 방침이 독자들의 환영을 받아 독일 최대 일간지로 급성장한다. 수수한 지면 구성과 화보 사용의 절제 등 지면에 나타나는 진지한 분위기는 창간 이래 책임 있는 기사를 다룬다는 정평을 받아 오고 있다. 중립을 표방하지만 사기업을 철저히 옹호하는 입장 때문에 보수적인 신문으로도 분류된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보도한 파츠의 관련 기사 요약이다. “이 신문은 유럽 및 아시아의 위조지폐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 정교하게 위조된 50달러 및 100달러 지폐인 소위 ‘슈퍼 노트’는 미국 정보기관이 비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량으로 제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북한에 위조달러 제조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05년 가을에 열린 6자 회담에서 북한이 위조 달러를 제조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회담을 틀어지게 만들었으며, 이후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고조돼 왔다. 이 신문은 고도의 보안조치가 필요한 인쇄기 제조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CIA가 워싱턴 근교의 비밀 인쇄 시설에서 위조 달러화를 제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츠는 이 기사와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군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싣고, ‘독재자, 그렇지만 위폐범?’이라는 캡션을 달고 있다.
이 기사를 쓴 파츠의 기자는 클라우스 W. 벤더이다. 그는 파츠에서 30년 간 일해 온 경제기자이며, 특히 위폐 분야를 다룬 ‘위폐의 비밀(Moneymakers: The Secret World of Banknote Printing)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미 CIA는 이 보도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파츠의 보도를 “황당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이 가운데 북한 불법 활동 조사팀을 총괄했던 데이비드 애셔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선임자문관은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보도 내용은 “북한 정보기관에서 선전하는 내용처럼 터무니없고 황당한 내용이다. 법무부는 북한 당국이 가짜 100달러 지폐 ‘슈퍼 노트’를 제조했다는 혐의로 북한을 고발하면서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담은 증거 문서를 대배심에 제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북한을 방문해 본 사람들은 북한의 상품이나 다른 물건에 붙여진 인쇄물을 볼 때마다 인쇄술이 남한의 60년 대 수준임을 보게 된다. 파츠도 이 문제와 관련, “북한은 가난한 나라로서 기술적으로 그처럼 정교한 위폐 제조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이 보도 이후 “북한이 슈퍼 노트, 즉 정밀한 100불짜리 위조지폐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물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또 미 의회 조사국의 래리 닉슨 박사는 “북한이 수입한 위폐 인쇄기와 특수 잉크를 인터폴이나 유엔에 반납해야 의심이 풀릴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파츠의 보도가 진실인지 추측인지를 가리는 문제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미국은 국제적으로 미묘한 문제에 대해서는 늘 NC ND(No Consent No Denial-시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정책을 쓴다. 파츠와 CIA 간의 진실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문영희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