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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여권 후보의 퇴장

여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였으며 여권 후보로서는 항상 지지율 1위를 견지했던 고건씨가 16일 갑자기 대선 불출마는 물론 대선 관련 정치활동마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고건씨의 불출마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성적인 지지자들에 의해 사전 봉쇄되고, 고건씨가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결정하면서’라는 제목의 짧은 성명서를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것만 보아도 그의 퇴장이 의외성, 충격성이 크다.
고건씨는 기자회견장에서 낭독하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기자들에게 배포한 성명서에서 고건씨는 “지난 1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습니다. 그러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합니다.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라고 그동안 자신의 포부와 한계를 직시했다. 상생의 정치란 ‘너 죽이고 나 살자’는 살벌한 정치 풍토, 야비한 정치공작을 능력이나 경륜으로 착각하는 정치인들에게 ‘나와 네가 함께 살자’는 의미를 함축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화두에 해당됐었다.
고건씨가 현실 정치의 벽, 즉 ‘대결적 정치구조’를 넘지 못한 것은 주로 여권의 정치풍토에 기인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치가 살벌한 권력투쟁의 장이라면 권력을 쥐고 있는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라는 힘을 가진 권력 구도에서 비록 신중한 행보를 보였지만 본질적으로는 ‘독립변수’를 자임하며 세력을 키우려했던 그는 우선 대통령에게 ‘눈의 가시’로 보였으며, 지지율이 미미하지만 대권의 꿈을 버리지 않아온 다른 여권 주자들에게도 ‘벙어리 냉가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건씨는 물러나면서 “보다 훌륭한 분이 나라의 조타수가 되어 하루빨리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라의 희망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국민 통합이 안되고 나라에 희망이 없거나 약하다는 진단을 전제로 하고 있다. 뜻있는 국민은 지금처럼 정치권의 대결구조가 격화되고 정치공작이 난무하며 정권의 권위가 추락하고 핵무기 위협이 가중된 채 국민이 정치에 실망하고 국가의 앞날이 불확실한 적이 일찍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건씨 같은 합리적인 지도자가 아직은 이 나라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씨는 일문일답 자료에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평범한 국민으로 지내고 싶다. 그리고 희망연대 공동대표직을 사임할 것이다. 또 ‘미래와 경제’(고 전 총리의 씽크탱크) 자문위원직을 사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고건씨가 ‘평범한 국민’으로서 이 나라에 희망을 심기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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