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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폭행 이혼사유 된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부부 사이의 폭행은 어떤 경우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40대 주부 박모씨가 남편 정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성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 최근에 사건을 다시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대법원이 부부간의 폭행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명제를 붙여 과감하고 단호하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심은 박씨가 수시로 가출하는 등 불륜을 의심할 만한 행동을 한 만큼 박씨도 남편의 폭력행사에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혼청구를 기각했다”고 지적하고 “어떤 사정이라도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부부관계에 있어 폭력의 행사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는 재판부가 남편의 폭력 행사는 부당하다는 논거를 제시함으로써 불륜으로 의심받을 만한 행동보다 배우자에 대한 손찌검이 더 나쁘다는 인식을 가정윤리에 새롭게 추가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굳건한 가정상을 확립해야 한다는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부부관계가 원만치 못하여 이혼소송을 냈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배우자의 불륜 또는 남편과 아내의 쌍방 불륜을 이유로 법률적으로 다퉈왔다. 원리적으로 말해서 배우자 아닌 사람과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며 종교적으로는 가장 나쁜 죄악에 빠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1, 2심 판결은 박씨가 2004년 남편이 집에서 회사 여종업원과 속옷만 입고 자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정씨가 자신의 얼굴 등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자 이혼소송을 냈지만 아내의 가출에 비중을 두어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러한 판결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을 드러내고, 애정관계의 파탄이 남성의 외도와 폭력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경시(輕視)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가정은 두 사람이 사랑을 바탕으로 함께 삶을 이루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다. 어떤 이유로든 가정이 병들고 부부가 다투면 평화와 행복이 있을 수 없고, 그러한 가정이 늘면 사회의 삶의 질도 추락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사회의 가족 구성원들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거울삼아 불륜 등으로 이혼의 원인을 만들지 않음은 물론 불륜을 포함한 어떠한 이유로도 부부간에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사랑과 신뢰가 충만한 가정을 유지할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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