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샘이 있고 물은 거울처럼 맑았습니다. 미소년 나르시소스가 더위에 지쳐 찾아왔습니다. 물을 마시려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샘에 사는 아름다운 물의 님프라고 생각했습니다. 빛나는 눈, 탐스러운 볼, 맵시 있는 입술, 상아처럼 흰 목덜미.
사랑에 빠진 그가 입술을 갖다 대거나 손을 내밀어도 그의 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아, 그대는 어이하여 나를 피하는가?” 이것은 숲속 님프들의 사랑을 거부한 나르시소스의 교만한 행동을 미워하던 신의 노여움으로 얻은 벌입니다.
나르시소스는 샘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자기를 좇아 오직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몸을 태웠습니다.
그러더니 반응없는 사랑에 몸이 야위어지고 끝내 죽어버렸습니다. 수면에 비친 것이 바로 자기모습이라는 것을 모른 채 말입니다. 슬픈 님프들은 나르시소스를 찾았으나 시체는 보이지 않고 그곳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자존심 강한 나르시소스의 꽃이라 했습니다. 햇살 한 줌에 고개를 내밀고 피어나는 수선화는 자존심 강한 꽃입니다.
눈발 내리는 겨울, 꽃들이 맨몸으로 겨울을 맞서고, 우리는 신비롭지 않은 일상을 끌어안을 수 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소중한 기억과 사람들의 사랑을 순간순간 놓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 미 자 <서양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