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인구 107만을 확보한 큰 도시로서 화성문화예술축제와 화성국제연극제 등 음악, 무용, 연극과 같은 공연예술에 관련된 여러 가지 커다란 행사를 치르고 있다. 또한 수원화성의 복원사업과 도심 곳곳에 시민들과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을 설립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을 함양하기 위해 ‘평생학습축제’를 개최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문화행사에 많은 지원을 쏟고 있다. 그런데 유독 미술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지원책은 미약하다.
수원은 나혜석이라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를 배출한 고장이며, 수원의 미술역사를 대변할만한 ‘미술협회’는 1964년 ‘미술협회 수원지구회’를 시작으로 어느덧 40년의 세월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듯 서울을 제외한 국내 여타 다른 고장에 비해, 수원 미술계는 그 역사나 규모의 측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더욱이 수원시는 경기도의 수부도시로서 문화적, 경제적으로 다른 지역의 어떤 도시보다도 월등하게 도약하고 있다.
그러나 외향적으로 비춰지는 도시의 발전규모에 비해, 그 도시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시설인 ‘미술문화 공간’은, 수원미술전시관과 수원청소년 문화센터, 장안구민회관의 전시관 그리고 몇 개의 대안공간 뿐이다. 그나마 수원시에 소재한 ‘경기도문화의 전당’이나 ‘경기문화재단 내 전시공간’도 수원의 미술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시설이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나 활동실적이 미미한 형편이다. 물론 전시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원미술전시관을 제외하고는 상설전시가 전무하고, 인지도도 약한 편이다. 수원미술전시관 또한 수원시의 지원금에 의한 1년 중 두 번의 ‘기획전시’를 제외하고는 대관전시가 대부분으로서, 지역미술문화의 책임역할을 다하기에는 그 규모가 열악한 형편이다.
이에 비해 같은 경기도 권역의 안산시는 ‘경기도미술관’을 유치하였고, 용인시는 ‘백남준 미술관’을 유치하였다. 그리고 부산과 광주, 대전은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고 학예실을 정비하여 자체적인 지역미술을 꽃피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광주와 부산의 국제적인 문화행사인 ‘미술비엔날레’의 성공은 지역의 시립미술관에서 문화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역할에 힘써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현대는 문화산업이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미술문화처럼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민감한 예술장르는 시민들과 같이 소통하면서 하나의 도시를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쇠퇴해가던 바스크 정부의 공업도시에 미술관 하나를 유치하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문화도시로 거듭난 것은 업계의 유명한 일화이다. 영국의 테이트모던 갤러리도 발전을 중단한 상태에서 처리문제가 골치였던 옛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재건립하면서 세계적인 작가와 컬렉터 그리고 관람객들을 런던으로 끌어들여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연간 4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미술관의 설립은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유동인구를 증가시키며,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고취시키고 자긍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워주고, 지역문화의 역사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기능을 한다.
수원시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인식해야 할 것은 지역의 경제발전이 미술관 건립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시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인 미술관이 생겨날 때 비로소 수원시의 문화와 경제가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수원의 미술관 건립은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 우선 이미 기존에 지어진 건축물의 리노베이션이나 공공건물의 개조는 필수적으로 고려해보아야 할 사항이다. 한국에서도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의 사례처럼 서울역사를 미술관으로 개조할 계획을 논의 중에 있다. 수원에서 미술관을 건립한다면 대중들에게 익숙한 기존의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재사용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이미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축물의 리모델링도 고려해볼만 하다.
수원시가 시민들의 행복한 삶의 보장하려면,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수원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를 제공하며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아울러 고부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립미술관의 건립을 이제는 수원시에서 추진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강 상 중 <前 수원미술협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