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in My Backyard’라는 영어 구절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님비(NIMBY)’라는 말은 늘어나는 마약중독자, 산업폐기물, 핵폐기물 등 각종 사회병폐를 수용하거나 처리할 시설물을 설치하려 할 때마다 해당 지역주민들이 거센 반발을 보이는 현상을 정의하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 말은 ‘지역이기주의’와 같은 의미로 알려져 있다.
‘이타주의’와 대비되는 ‘이기주의’는 말 자체에 부정성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지역주의의 폐해를 오래 겪은 우리 사회에서 ‘지역이기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한, ‘공공의 적’으로 간주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곰곰이 따져보자.
최근 인근 지역 생활쓰레기의 반입을 반대하는 서울 목동주민들의 반발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심지어 초등학생 자녀들을 등교 거부까지 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사정은 이렇다. 1986년 150t 처리 규모로 건립된 목동소각장은 92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천구 전체의 쓰레기를 소각한다는 명목으로 400t 규모로 증축되었고 올해 들어서 광역화를 추진하면서 소각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더구나 다른 구 쓰레기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돼 가뜩이나 걱정인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에 대한 공포를 가중시켰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성의 있는 협의조차 회피했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경찰력에 가로막힌 상황에서 비폭력적인 등교 거부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얘기 아닌가?
운정신도시 건설계획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파주시 소각장의 경우도 그렇다. 시장이 공관을 소각장 밑에 짓겠다고까지 하는데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유인즉, 파주시에는 처리용량이 200t 규모의 소각장이 이미 있다. 이 소각장의 가동률은 35% 내외로 100t 1기는 2003년 건립이후 가동조차 하지 않았다. 운정신도시 건설로 증가하는 인구는 약 13만 명, 쓰레기 발생량은 60.4t 정도 예상되지만 실제 소각 처리해야 하는 양은 12t 정도. 현재 하루 처리량이 82t(그중 절반은 김포에서 들여온다) 정도이니 12t을 더하고, 2차 신도시 추가계획을 감안한다 해도 현 시설로 충분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인근 고양시가 100만을 육박하는 인구에 300t 규모의 시설로 해결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파주시는 20년 이상 걱정이 없다. 광역처리시설로 2016년까지 김포쓰레기 처리를 약속한 것을 감안해도 말이다. 20년 이상을 가동하지 않아도 되는 시설을 400억 원이나 들여서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이 또한 타당하지 않은가?
<폐기물처리시설설치촉진및주변지역지원등에관한법률>은 산업단지조성이나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폐기물 배출자에게 책임을 지우겠다는 법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렇다고 필요하지 않은 시설을 과잉으로 설치하고 그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그동안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시민들의 저항을 우려해 쓰레기 배출량을 제대로 예상하지 않은 채 과도한 처리 능력을 가진 소각장을 건설했다. 대다수 소각장의 가동률이 2~30%선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정책 실패의 책임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저항할 수밖에 없는 약자인 시민들을 지역이기주의자로 낙인찍고, 비난받아 마땅한 공공의 적처럼 인식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님비의 정치학이다.
얼마 전 열린 갈등조정포럼에서 환경분쟁연구소 신창현 소장은 “환경영향조사 결과 정부는 소각장의 간접영향지역을 반경 300m로 설정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고, 정부나 지자체는 소각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극소량이어서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각장 반경 300m 이내의 주민들에게 보상을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피해가 없다면 보상을 하지 않거나 피해가 있다면 이에 대해 떳떳이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옳은 얘기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의 이유 있는 저항을 님비현상으로 몰아 부치지 말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로 설득해야 한다. 쓸데없이 공관 짓는데 또 다시 예산낭비하지 말고 말이다.
김 민 문 정 <고양여성민우회 지역자치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