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계가 호황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술품경매시장이 급성장중이며 젊은 작가들 작품이 해외미술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미술시장은 불황의 늪이 깊어보였기 때문에 젊은 작가들 중에서 그림이 팔리는 이가 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에서 구멍가게 수준으로 자족하던 데서 벗어나 본격적인 세계미술시장의 경쟁구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에 본격적인 상업화랑이 등장해 경매시장과 세계미술시장과의 관계를 정립해가는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 켠에서는 위작시비와 감정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잡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술작품에 관한 이해와 감상, 소유 및 전시문화에 대한 다소 천박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이곳에서 미술품이 단지 재산증식이나 투자가치로만 이해되거나 화랑의 이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만 강제되고 있다면 그것은 다소 불우한 일이다. 모든 것이 경제적 가치로만 이해되고 환원되는 형편에 미술작품 역시 예외일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다른 상품구입과는 달이 여전히 시각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를 지닌 그 어떤 것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좀 심각하다.
18세기 중엽 잘 알려진 소더비즈(1744)나 크리스티(1766) 같은 경매회사가 설립되면서 미술품 경매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으며 이후 현대미술품에 대한 경매로 이어졌다.
19세기에 본격화된 미술의 사물화는 미술가의 경력이나 생활과는 무관하게 미술품 유통시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화상의 사업과 관계된 것이 되었다. 1848년 이후 부르주아 가정이 확산되면서 화상들은 여기에서 엄청난 잠재시장을 보고 일군의 구매자들을 크기와 제재에 따르는 화가들의 특정 집단에 맞추어 구매층을 넓히려 했고 작은 규모의 장식적 캔버스, 즉 이동가능한 장식품이 그들의 가정에 어울리게 되었다.
이는 우리의 70년대 상황과 유사하다. 우리 미술시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70년대 경제적인 안정과 여유 있는 계층이 생기고 아파트라는 새로운 주거형태가 들어서면서 이 아파트의 빈 벽면에 걸릴 그림의 수요가 팽창했으며 미술품 역시 하나의 투기대상으로 부동산과 함께 떠오르던 시기다.
그렇다면 미술작품의 가격과 가치는 무엇이 보장하는가? 미술시장에서는 어떤 작품이 가치가 있는가를 규정하는 체계는 필수적인데 이는 비평가나 미술사가 그리고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 물론 화상의 역할도 그러하다.
그러나 그 기준의 객관성이나 수긍할 만한 척도의 제시를 화상들에게 기대하기는 좀 어렵다. 좀더 객관적 기준에 근접해서 미술품의 매매가 이루어지고 그것의 정당한 소유로 이어지는 것이 보다 바람직 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비평이건 미술사이건 작품의 권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며 비평과 미술사적으로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시장에 적용되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생긴다. 미술품의 소유와 매매는 오로지 돈 있는 몇몇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개인적 이해와 취미, 집안의 장식적인 배려 및 그 작가와 작품의 투자가치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이 우리네 사정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미술작품이 팔릴 수 있는 담론체계가 확보되어야 하며 그것이 믿을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권위를 지녀야한다.
미술품 매매는 감상자에게 만족 및 쾌와 복지를 제공했던 사용가치를 변화시켜, 교환가치의 층으로 옮겨놓는다. 그러니까 미술품의 가치는 더 이상 미적 가치나 창작자의 예술적 등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따라 또 그 예술가나 양식 및 장르가 미술시장에 상응하는 시세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미술품 매매로 인한 사물화 효과는 판매될 만하다고 보여지는 상품과 유사한 유형의 상품의 생산에 대한 충동 속에서 곧바로 표현되지 못한다. 매매를 통해 미술작품이 점점 상업적 대상이 되며 너무도 쉽게 일반 상품과 하등의 차이 없이 다반사로 팔린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미술이 불가피하게 상품이라면 바로 그 사실을 먼저 인정하고 그 상품이 어떤 맥락에 처해있는지를 인식하고 그러는 가운데 통상적인 상품의 가치를 넘어서는 그 가치를 실현시킬 길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그러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고 그 가치에 대한 담론을 미술계가 공유하고 있지 못하고 작품을 구입하는 컬렉터들 역시 그에 대해 무지하면서도 미술품 구입과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영택 <미술평론가·경기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