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경기도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국전통 음악의 발굴과 창작을 위해 경기도립국악단이 창단했다.
젊은 악단으로 활기차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내려는 모토아래 많은 공연과 녹음 등을 통해 경기도립국악단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기존악단과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특색 있는 음악을 만들어 온 시간이 벌써 10년이 흘렀다.
창단한 그 해 11월 21일 경기도문화예술회관(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성황리에 창단공연을 마치고 다음 해의 연간 프로그램을 구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음악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우리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 우리 음악에 대한 강습 프로그램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청소년 강습, 일반인 강습, 교사 직무 연수 그리고 방학을 이용한 청소년음악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경기도립국악단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여름방학 청소년음악회는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미소를 머금게 하는 기분 좋은 연주회로 내 마음속에 자리한다.
무더운 한여름 8월, 청소년음악회를 시작하기 위해 정숙하기를 기다렸지만 학생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었지만 학생들은 아수라장이었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고, 객석을 뛰어다니고, 아무리 “조용히”라고 외쳐도 그 순간 뿐이었다.
무대에 있는 연주자들의 표정도 난감해 했다. 지휘자인 내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음악회를 진행 했지만 첫 곡이 끝난 후에도 상황은 여전했다.
우리 음악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우리 악기를 소개 하는 순서가 되었다. 먼저 학생들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우리 악기는 8가지 재료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8음이라 하는데 한 번 맞추어 보세요.”
대나무로 만든 악기는? “대금, 피리, 단소…” 학생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쇠로 만든 악기? “징, 꽹가리, 편종, 운라”
실로 만든 악기? “가야금 거문고”
나무로 만든 악기는? “북채” (하하하..) 웃음이 쏟아졌다. 저 멀리서 “박” 이란 소리가 나온다. 그 순간 ‘박’을 맞힌 학생과 더불어 몇 명을 무대 위로 불러 올렸다.
“옛날 전통음악에서 지휘자는 누구죠?”라고 질문을 던지며 그 학생에게 박 잡는 법을 가르쳐 주고 한 번을 치라고 하였다. “짝…느누…기덕 쿵!” 이미 연주자들과 약속을 해놓고는 학생이 박을 1번 치자 웅장하고 유장한 1300년 된 수제천(아악에 속하는 국악 합주곡)이 울려 퍼졌다. “와…!”탄성과 함께 학생들로부터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엔 “3번 쳐 보세요!” “짝! 짝! 짝!” 음악이 그쳤다.
또한번 탄성과 박수가 이어지고 조금 전 시끄럽게 떠들고 산만하던 학생들의 모습이 진지해졌다. 호기심과 신비함에 눈망울이 반짝였다.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지휘자는 지휘봉을 잡고 해야 지휘자가 아닌가요?”
요즘에는 한국음악도 창작음악이 발달하면서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음악을 이끌지만 전통음악에서는 집박을 하는 사람이 음악을 지휘하고 손으로 지시를 안해도 영적으로 호흡을 해가며 고차원의 음악을 지휘한다는 설명에 학생들은 다시 한번 놀라는 표정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기립박수와 함께 앵콜이 외쳐지고 시작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공연을 마감했다.
그날 연주회를 감상했던 학생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을 것이고 먼 훗날 이 학생들은 우리 음악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은 공연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형화 된 많은 외국작품들이 많은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늘어나는 추세다. 많은 사람들이 인기 있는 작품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한번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청소년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때가 아닌가 싶다.
실적과 돈벌이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청소년과 국민들에게 문화 주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우리의 전통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갖기를 희망한다.
이 준 호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