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시즌이다. 그런데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첫발을 딛는 수많은 여성들이 갖는 자신의 삶에 대한 설계가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30여년 전만해도 여성들에게 있어서 ‘결혼은 필수, 취업은 선택’이 기본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취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으로 뒤바뀌었으며, 최근에는 한술 더 떠서 ‘신붓감 혼수품목 1순위는 직업’, ‘못생긴 여성은 용서가 되도 직장 없는 여성은 용서가 안 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들린다.
이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우리나라 대졸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한다.
OECD 국가의 대졸여성 평균 경제활동참가율(2003년)은 78.1%이며, 스웨덴 88.2%, 미국 80.0% 등으로 앞서나가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57.6%로 일본의 67.0%보다도 낮은 편이다.
2005년도에는 60.3%로 약간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하위권임은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어떠한 점들이 고학력 여성인력의 경제활동참가를 막고 있는 것일까? 물론 여러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성들 스스로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보고 일부는 결혼을 포기하면서 직장생활을 선택하지만 또 다른 일부에서는 직장생활을 아예 포기하고 결혼하여 가정에 들어앉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반면 고용주들은 여성들의 결혼 후 직장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예단하고 남성과 같거나 보다 우수한 여성이 있더라도 여성은 채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또한 임금이나 승진 등 노동시장내의 성차별적인 요소도 고학력 여성들의 저조한 경제활동참가에 큰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2005년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 중 여성은 41%나 차지하고 있지만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 월 급여액의 66.2% 수준을 받고 있으며, 중간관리직급 이상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은 7%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 기업 내 중간관리직 여성비율이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과 아주 대조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여성인력 활용 면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미국에서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연방 고등법원은 또 하나의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여직원 6명이 2001년에 제기한 소송으로, 당시 월마트의 아칸소 주 벤톤빌 매장에서 여직원들은 같은 능력을 가진 남성보다 5∼15%가량 임금을 적게 받고, 월마트 종업원의 3분의 2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관리직 여성의 비율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승진과정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이 훨씬 느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2004년 판결을 통해 “월마트의 여직원에 대한 임금지급과 인사상 대우가 1964년에 재정된 미국 민권법의 차별금지 정신에 어긋나 집단소성 건으로 인정된다”고 했었다.
이번 고등법원의 판결은 “성차별이 있다는 통계적이고 실제적 이유가 충분하다”면서 이 사건을 수많은 개별소송으로 다루지 않고 집단소송으로 다루겠다는 하급심의 판결을 인정한 것으로, 이는 사실상 원고승소 판결에 다름없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따라 1998년 이래 월마트에서 일했던 160만 명 이상의 여직원들이 집단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다른 모든 기업들에 엄청난 파급효과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미국에는 월마트 사건과 비슷한 임금차별 소송만 6천37건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외신보도를 보면서 우리사회도 여성인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노동 시장 내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성차별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여성들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4년 전 정년에서의 성차별문제를 소송으로 제기한 김영희 전화교환원 사건이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우 조교 사건 등 개인적인 성차별경험을 소송을 통해 사회문제로 공론화함으로써 제도를 바꾸고 사회인식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성 후배들에게 보다 성평등한 고용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선배들이 해야 할 일들 중의 하나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