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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반장 선거 정치판 판박이 씁쓸

강지연 <수원시 정자동>

3월 새학기가 시작됐다. 1학년 교실에는 병아리 같은 새내기들이 입학해 재잘거리고 각 반에서는 한 해동안 학급을 대표할 반장을 선출하느라 분주하다. 비단 교실안뿐 아니라 밖에서도 반장 선거에 열을 올리는 고학년 학생들을 마주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어렴풋이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우리 때 선거라고 해 봐야 담임 선생님이 지명해주거나, 고학년 들어서면서 급우들 앞에 나가 공략을 얘기하면 비밀투표를 하거나 거수를 통해 선출했었다.

무슨 비밀이라도 되는양 옆사람에게 안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눈이라도 감고 거수를 할 경우에는 머가 그리 궁금한지 실눈을 뜨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것 같다. 반장선거나 학생회장 선거나 성인들의 정치선전을 방불케 했다.

그런데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입장과는 달리 직접 그 일을 겪는 사람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몇일 전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의 얼굴색이 어두워 물으니 아들이 이번학기 반장선거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기분이 찝찝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돌리지 않은게 문제가 된 것 같다’는 말이 쏟아져 소스라치게 놀랐다. 상대 후보는 반 아이들에게 다이어리와 게임에서 사용하는 도토리 등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친구의 아들은 가족들과 함께 연설문을 만들고 공약을 세우며 열심을 다짐했는데 상대방 후보 상술에 자리를 빼앗겼다며 무척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몇일 동안 의기소침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부모 입장에서 좋을리 만무하겠지만 아이에게 실패는 더 큰 성공을 가져다 준다는 교훈을 알려주지 못하고, 부모마저 아이와 동화되어 이번 반장선거의 실패만을 탓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반장선거를 위해 사설 학원나 문화센터 등이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순수한 아이들의 민주주의가 어른들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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