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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정정보도 요구 유감

잇단 총기 도난 사고 ‘철통방비’ 자랑에 구멍
정정보도 요구 이전에 군 기강 부터 다 잡아야

 

현존하는 사회조직 가운데 가장 엄격한 기강을 요구하는 단체는 ‘군대’일 것이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군대란 조직은 아직도 그 구조와 기능면에서 극단적일 정도로 정형화,표준화를 추구하는 것이 사실이다.

군대의 이 보수성은 특히 ‘언론’과 맞닥뜨렸을 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즉각적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그 실례가 최근 본보를 상대로 낸 육군 제XX 보병사단의 언론중재위 조정 신청 건이다.

본보는 지난 16일 6면 머릿기사로 ‘예비군 총기 수송 허술’이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내용의 골자는 ‘예비군 총기 수송과 지급 수거 때 경계에 빈틈이 보인다’는 주의환기성 기사였다.

보도 배경은 당시 수원 도심에서 한 동네를 잿더미로 만들만한 군용 폭약(컴포지션)과 TNT가 다량 발견되자 이를 우려한 일부 훈련에 참가했던 ‘실제 예비군’들의 제보로 이뤄졌다.

제보자들은 “살상용 총기도 폭약 못지 않다”면서 “총기 지급 때만이라도 무장 군인이 총기 수송 차량 앞에서 사주 경계를 서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제보에 따라 본보는 두 세 차례에 걸쳐 현지를 확인했고 이 가운데 장안구 영화동 주택가 공원에서 현역 사병들에 의해 총기가 지급되는 광경을 촬영하고 취재했다.

보도가 나가자 XX 보병사단측은 정훈 장교를 보내 ‘사실과 다르다’고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나 본보가 받아들이지 않자 이같이 언론중재위에 조정을 낸 것이다.

보병사단측의 요지는 ▲군용차가 아닌 화물차를 이용해 수송한 것은 ‘예비군 무기수송 차량은 유개차(박스)를 원칙으로 해 도난 및 피탈 방지를 위한 경계 대책을 강구한다’고 명시한 규정에 따른 것이며 ▲시건 장치 지적에 대해서는 ‘적재 후 차량 뒷문 시건 장치를 반드시 한다 ▲경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현장에 현역 부사관 2명(소총/공포탄 휴대)과 예비군 동대장 2명(가스총 휴대)가 경계 임무를 수행중이었다는게 조정 신청 이유다.

반박하자면 이렇다.

당시 취재 기자는 “현장에 예비군 동대장 1명과 현역 중사 1명이 수송 차량 주변에 있었을 뿐 다른 경계 사병은 없었으며 소총도 메고 있지 않았다”고 확신에 찬 증언을 하고 있다.

시건 장치는 수송 차량의 뒷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 실려있는 소총의 개별 시건 장치를 지적한 것이다.

또한 ‘군용차가 아닌 화물차 이용’이란 내용은 예비군 훈련 규정을 지적한게 아니라 ‘안전을 위해 유개차를 이용했다면 박스 차 외벽에 ’군용 수송차‘라고 표기만이라도 해서 일반인의 접근을 막는 조처가 아쉽다는 지적이었다.

이를테면 법 제도 규정도 좋지만 이를 운용하거나 실천하는 방법이 FM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 기사였다.

보병사단측에 묻고 싶다.

지난 2005년 7월 강원도 동해시 해안초소에서 순찰로를 돌던 초병 2명이 흉기에 찔리고 소총 2정과 실탄 30발을 탈취당해 군이 발칵 뒤집혔던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지 말이다.

완전무장한 병사 2명이 일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민간인 3명한테 일격을 받고 총기까지 뺏기는 사상유례 없는 사건이 발생해 육군을 크게 요동시킨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02년 3월에는 고교 동창생 4명이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 영내에 철조망을 자른 뒤 3m 높이의 담을 넘어들어가 경계 근무 중이던 초병 2명을 제압하고 K-2 소총 2정을 탈취해 서울 상봉동 모 은행 지점을 털기도 했다.

범죄인들의 담력이 세진건지 군 부대 경계에 구멍이 뚫린건지 ‘철통 방비’를 자랑하는 육군으로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던 사건이었다.

군인은 예찰,경찰은 예방,기자는 예고기사로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게 최우선이다.

현행 법의 정정보도 청구는 ‘사실적 주장에 의해 피해를 받은 자’로 돼 있는데 이 피해는 인격권,아니 명예권보다 훨씬 넓은 개념이라고 언론 학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제2,제3의 피해를 막기 위한 이 보도가 정말 XX 보병사단측에 치명적인 명예권에 피해를 입혔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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