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범 <용인 기흥구>
FTA가 체결되던 날, 국회에서는 분양 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이 통과 되었다. 나는 건설사업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하는 관계로 건설사 관계자들과 통화를 하고 난 후 지인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물론 그 주제는 당연 주택법 개정안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적잖이 놀란 것은 건설사 관계자들은 주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냉담한 반응 때문이다.
그들은 정부에서 제시하는 표준 건축비를 맞출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쉽게 풀어보자면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도 우리나라는 평당 150만원에서 200만원 이내에 건축비를 맞추어 왔었다.
즉 친환경 아파트 등을 떠들어대다 보니 좋은 자제 고급 옵션 등을 선호하여 건축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15, 16년 전 아파트 건축비로 돌아간다면 표준 건축비를 정부에서 제시하는 조건에 맞추기란 ‘누워서 떡먹기’기란 식이었다.
한미 FTA가 타결되어 자유시장 원리에 의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하는 시점에서 앞으로 우리의 아파트 형태는 20여년을 후퇴한 80년대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상상해 보자. 콘크리트 벽에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장판과 합성벽지, 싸구려 조경에 시멘트 외벽에 복도식 주공아파트가 21세기 우리의 주거 형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저렴한 비용의 저렴한 아파트. 국민들의 퇴보하는 주거문화.
결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대로 기존의 아파트보다 저렴한 공동주택이 아파트 시장을 점령하게 될 것이다. 제3의 개국이니, 국가 경제의 선진화니 하면서 주택법만은 20여년 후퇴하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어디로 흐르게 될 지 걱정스럽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시장을 개방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시점에 분양원가 공개는 무슨 의미인지 새삼 정부에 되묻고 싶다.
이창범 <용인 기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