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흐림동두천 0.6℃
  • 흐림강릉 3.1℃
  • 서울 2.7℃
  • 대전 5.1℃
  • 대구 4.5℃
  • 울산 5.9℃
  • 광주 5.8℃
  • 부산 6.0℃
  • 흐림고창 5.5℃
  • 제주 8.7℃
  • 흐림강화 1.0℃
  • 흐림보은 3.5℃
  • 흐림금산 4.3℃
  • 흐림강진군 6.7℃
  • 흐림경주시 6.2℃
  • 흐림거제 6.6℃
기상청 제공

[문영희칼럼]한반도 평화구축 남북정상회담이 먼저

난데없는 4국회담설 주객전도·순서 뒤바껴
統獨처럼 교환방문 우선 ‘2+2+유엔’식 바람직

 

베이징 6자 회담에서 ‘2.13합의’가 나온 이후 국내 정치권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심지어 한나라당도 ‘북 핵 문제’라면 정상회담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남·북·미·중 4국 정상회담 추진설’이 튀어 나오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감이 있다.

이런 혼선의 중심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것 같다. 그는 대북 문제를 ‘남북 공조’ 차원이 아닌, ‘한미 공조’ 차원에서 보고 있는 듯 하다. 올 초, “6자 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은 순차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은 지금 이 시기에 잘 이루어지기 어렵다(연두 기자회견)”라는 말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관과는 분명히 다르다.

미국은 남북 대화가 6자 회담보다 앞서가는 데 대해 불만이다. 그래서 가끔 우리 국민이 듣기 거북한 충고를 하기도 한다. 바로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그렇다. “비핵화와 대북 포용정책은 서로 조율된 방식으로 진전될 필요가 있다. 6자 회담보다 반 발짝 늦게 가라(5월 4일)”고 훈수한다. 이 말은 ‘2.13합의 이행’이 없으면 포용정책을 멈추라는 뜻이다.

부시 대통령도 얼마 전, 노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보류를 지지한다면서 ‘친구 노무현’과의 우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필수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정 동영 전 장관)”이다. 독일 통일의 경우에서 이를 보았다. 통독은 양 독 지도자들의 잦은 접촉과 과감한 결단의 결과였다.

1970년 3월, 서독의 빌리 브란트 수상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독의 에르푸르트시를 찾아가 빌 슈토프 수상을 만났고, 1982년에는 헬무트 슈미트 후임 수상이 다시 동독을 방문했다.

마침내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이 1987년 서독을 답방하게 된다.

이 같은 양 측 지도자들의 교환방문을 통해 쌓은 상호 신뢰 덕택에, 1990년 10월 3일을 기해 양 독은 조용히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13일, 평양에 들어갈 때 남북 간에 미리 정해진 회담 의제는 없었다. 그저 ‘만나자’는 것이었다. 김 정일 국방위원장의 회고에 따르면 “서로 만나서 남북 관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고 평화공존, 화해협력,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토론하고 싶었는데 대화 이틀 만에 ’6. 15 공동선언‘을 합의해 냈다”는 것이다.

이해찬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얼마 전부터 4국 정상회담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있다.

이 의원은 지난 3월의 북한 방문에 이어 바로 중국 방문 그리고 일본도 비공개 방문했고 이달 중순에는 미국 방문, 이어서 러시아도 방문할 계획인 모양이다. 그의 한반도 주변국 연쇄 방문은 ‘2.13합의 이행 완료’ 이후의 4국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일 것이다.

이 같은 뜻밖의 4국 정상회담 추진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우선 추진을 주장한다.

정 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마저 주도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4국 정상회담보다 먼저 남북 정상 회담을 열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한반도 평화협정은 남북이 주체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보증하며, 유엔이 추인하는 ‘2+2+유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자신의 2차 방북은 없다며 “현직 대통령이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다(4월 24일, 이탈리아 루니타 인터뷰)”는 견해이다.

한반도에 냉전체제가 해소되고 평화체제가 들어선다고 해서 바로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북·미 관계 정상화 이후에도 미국이 두 개의 ‘코리아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