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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盧 대통령 임기후반 국정관리 더 신경써야

우리당 탈당 정신 매진 정치 파워게임 간섭 안돼
정권말기 레임덕 우려 미래권력 관망 바람직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14일, 임시전당대회를 열고 향후 4개월 안에 범 민주 세력의 대통합 신당을 만들어 당을 해산하기로 결의했다. 지지율이 낮으니 기존 틀을 깨서 진보하자는 취지로 이 같은 결의를 했지만 당 차원의 대통합 창당 선언은 어려운 과제였다. 더구나 통합의 전제가 ‘질서 있는 통합’ 이라면 모두 머리 숙이고 오라는 신호로도 보였다. 여기에는 타당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세달 동안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단 한 차례 만났을 뿐인 정세균 의장이 13일 돌연, “해산 명분 없다”는 모호한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전당대회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탈당을 단행했다. 그는 탈당계를 통해 “대통령이 차기 선거에서 여당 후보에게 도움이 될 만큼 국민의 지지가 높아야 하지만 역량이 부족해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임기 말 차기 선거를 위해 당을 떠나는 네 번째 대통령‘으로서의 무력감을 호소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용기를 얻었는지 기회 있을 때마다 당을 지키라며 탈당 동지들을 ’배신자‘처럼 공격해 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요즘 ‘같기도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정치인 노 무현이 지난 20년 동안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일관되게 매진해 왔던 소중한 가치” 라며 우리당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비록 당내 일부의 탈당 압력이 있었다고는 하나 스스로 탈당한 입장에서 시집 간 처녀가 친정 챙기듯 당내 문제에 대해 무시로 간섭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대통령답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을 만 하다. 그래서 탈당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는 당의 해산 반대 발언으로 반발이 일자 “질서 있는 통합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선으로 후퇴했다. 질서 있는 통합이라면 당론을 거친 통합이라는 뜻일 게다. 그런 통합은 과거의 3김 정치 시대에는 가능했다. 그들은 하루아침에도 기존 정당을 깨거나, 군소 정당을 흡수해서 ‘질서 있게’ 새로운 당을 만들기도 했다. 3김씨는 모두 20세기 후반 국내 정치를 좌지우지 하던 정치 3걸이다. 그들이 없는 정치 현실에서 질서 있는 통합은 한낱 공염불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3김 정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의 말대로 권력은 수직 패러다임에서 수평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을 했다. 지금의 정치는 누가 지시하고 누가 따르는 것이 아니다. 정치 지망자들끼리 모여 당을 만들고 선거에 참여한다. 이 패러다임에 따라 만들어진 정당이 지난날의 개혁국민정당이다. 그러나 그 당은 노 무현 정권 창출 과정에서 조연 역할을 충실하게 마친 다음 발전적으로 소멸했다. 그 때만 해도 인터넷 정치 문화가 기존 정치문화를 앞서가기는 무리였다. 그 이후 태어난 우리당이 그 정신을 부분 승계했다.

정세균 의장이 전당 대회 결의사항인 ‘대통합 시한’ 한달을 앞두고 불쑥 ‘해산 명분론’을 들고 나왔다. 그의 말에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어렵고, 또 노 대통령의 “호남·충청 연합 불가론‘이 부담스럽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 다른 엉뚱한 생각만 없다면 전당대회의 결의는 이행되어야 한다. 정당은 이념을 같이 하는 정치인들이 모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아직 이념정치가 정착되지 못한 풍토에서는 적당히 섞는 경우도 가능하다. 그래서 재야 범 민주 세력권이 움직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일찍이 ‘정계 개편’이 꿈이란 말을 한 적이 있다. 그가 당선자 시절, 어느 기자로부터 “대통령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 이것이 정치인 노무현의 간절한 소망이었다.”는 것이다. 정치에서의 지역주의는 좋은 현상은 아니나 다른 나라에도 존재한다. 우리도 남북통일이 된다면 영·호남의 대결적인 지역주의는 점차 사라지고 대신 남북간의 또 다른 지역주의가 나타날 수 있다. 지역주의는 인위적으로는 없애기 어렵다. 그가 어떤 형태의 정계 개편을 구상했는지는 모르나 지금은 시간이 없다.

그는 많은 과거의 동지들로부터 ‘대통합’이나 ‘당내 경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전직 세 대통령과는 달리 ‘내 길’을 달릴 우려가 크다. 자신과 코드가 맞는 특정인을 후보로 내세우려 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명제 후보 선출이 아닌 완전 국민 경선제로는 승산이 희박하다. 그에게는 임기 후반의 국정 관리가 더 중요하다. 과거 여러 전직 대통령이 그러했듯이 그도 미래권력에 관한 한 조용히 관망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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