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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주민참여 소규모 문화행사 예산 지원돼야

찾아가는 공연서비스 활기 지역민 실질적 문화혜택
대규모 전시성 문화행사 더는 주민혈세 낭비말자

 

학교도 직장도 주5일제 수업, 주5일제 근무가 확산되면서 보다 여유 있게 주말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볕 좋은 날 도시락 싸들고 들로 산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고, 자연 경관이나 문화 경관이 좋은 곳으로 체험 학습을 떠날 수도 있다.

이렇게 어디론가 떠나서 주말을 즐기는 방법도 있지만, 떠나지 않고 주말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바로 문화 공연을 즐기는 것이다. 문화 공연 하면 유명한 인기 가수나 극단 혹은 예술인들의 상업성 짙은 공연을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꼭 비싼 돈을 지불하고, 시간과 막히는 도로 사정에 쫓겨 가며 힘들게 문화 행사장을 찾아가는 것만이 문화 공연을 즐기는 것일까?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가 수요자를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는 이제 우리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마을 단위로 주민을 찾아가서 도서를 대출해주는 ‘이동식 도서관’이나, 노숙자들 혹은 가난한 노인들이 많은 곳에 찾아가서 식사를 제공해 주는 ‘무료 급식 차량’ 등은 이미 우리 사회에 정착된 ‘찾아가는 서비스’다.

그러나 요즘에는 직장인들이 연수기관에 찾아가서 연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연수 기관이 직장에 찾아가서 연수를 한다. 그리고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가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자가 관객이 있는 곳을 찾아와서 공연을 한다.

또 고객이 고장 난 휴대전화기를 들고 서비스 센터에 직접 찾아가서 수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맨이 고객을 찾아가서 고장 난 휴대전화기를 회수해다가 수리한 후 다시 가져다주기까지 한다. 즉 ‘찾아가는’이라는 수식어의 사용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중에서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의 경우, 주5일제의 확대에 따라 문화 수요는 증대하고 있지만 어쩌다 문화 공연이라도 한 번 볼라치면 막히는 도로와 주차 문제로 인해 공연장으로의 접근성이 불편한 현실에서 공연 문화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나무 자전거’라는 듀엣 가수는 입장료와 무대 장치를 최소화한 ‘만원의 행복 콘서트’로 전국을 누비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값비싸고 화려한 대형 무대만이 문화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사례라 생각된다. 규모는 작고 단순하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저렴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와 함께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고등학교 강당을 이용해 학생 및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클래식 음악을 선사한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 사례도 있다. 클래식 음악도 더 이상 자신만의 고고한 성에 안주하며 관객을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도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공연 장소의 경우 활용하려고만 든다면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기존 인프라를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각급 학교의 강당이나 운동장, 구청 강당, 여성회관, 교회, 성당, 체육공원, 근린공원, 야산의 숲속 등. 홍보는 거리의 플래카드, 자치단체나 관련단체의 홈페이지, 지역 신문, 반상회, 각 아파트 게시판 등을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관람료의 거품도 빠져서 지역의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공연을 저렴한 값에 제공해 줄 수 있다.

해마다 각 기초단체들이 앞 다투어 선심성 예산 집행이니, 불필요한 예산 낭비니 하는 소리를 들어가며 대규모의 호화로운 일회성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다회성(多回性)의 다양한 소규모 지역 문화 행사가 어쩌면 주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지역의 인프라를 이용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문화 혜택을 제공해 주는 소규모의 다양한 문화 행사에 오히려 지자체의 예산이 지원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문화는 우리의 삶과 생활 속으로 파고들 때 그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주민을 소외시키는 대규모의 전시성 문화 행사에 더 이상 주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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