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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댓글 통한 명예훼손 판결의 의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2부는 19일 김모씨가 “허위 사실이 포털 등에 퍼지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네이버·다음·싸이월드·야후코리아 등 4개 주요 포털 사이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1천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이로써 인터넷상의 댓글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도록 방치한 포털 사이트들이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게 됨으로써 결국 댓글을 남용하는 인터넷문화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번 판결은 피해자 김씨가 2005년 자신의 여자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서 네티즌들이 여자 친구의 미니홈페이지에서 딸의 억울한 사연을 적은 어머니의 글과 자신의 개인정보 등을 알아내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며 비방성 댓글을 달자 정신적 손해 등을 입었다며 소송을 낸 사건에 대해 비록 개인문제이긴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포털 사이트에 사생활을 들추고 융단폭격과 다름없는 필탄을 퍼붓는 관행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

신문과 방송기사를 편집하여 실음으로써 언론의 기능을 대행하고 있는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본래의 기사에 거론되지 않은 실명을 네티즌들이 알아내 댓글의 형식으로 공격했으며, 그 부작용을 점검해야 할 포털 사이트들이 댓글을 달기 위해 방문하는 네티즌들도 고객이라고 판단하여 그대로 둠으로써 개인의 명예훼손에 대해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포털들은 독자의 흥미 등을 고려해 기사 제목을 변경하기도 하고, 댓글을 쓰는 공간을 만들어 여론 형성을 유도하기도 하는 점, 여러 언론사에서 제공받은 기사를 게시해 영향력이 기사 작성자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포털이 단순한 전달자에 그쳐 기사 내용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에서 밝혔다. 재판부의 이와 같은 견해는 포털 사이트들로 하여금 언론에 준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익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우리는 본다.

재판부는 원고가 댓글을 남용하여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네티즌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재판부가 특정인의 명예가 훼손된 점을 알고도 방치한 책임을 포털 사이트에 물은 이상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참가한 네티즌들도 도의적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네티즌들이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관해 언급할 때는 인권은 가장 소중한 가치이며 자신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음을 자각하여 막말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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