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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노 대통령 ‘부시의 푸들’ 되는 일 없어야

美 남북관계 속도조절론 ‘대결의 길’로 되돌리는 것
盧 대통령 6자회담보다 남북정상회담 관심둬야

 

5·18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학술대회가 '5·18과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5월 16~18일 사흘간 전남대에서 열렸다. 학술대회의 마지막 날엔 한·미·일 석학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 전쟁의 기원’이란 책으로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 대 교수의 얼굴도 보였다. 그는 올해부터 실시되는 김대중 학술상 제1회 수상자이다.

커밍스 교수는 지난 17일 광주에서 '오마이뉴스'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부시는 정권을 잡자마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화해의 길로 가고 있을 때, 그 길을 ‘대결의 길’로 되돌리고 있었다”면서 “이것 때문에 한미관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의 인터뷰는 대충 다섯 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다. 첫째가 미국의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이다. 그는 ‘4자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가운데 남북정상이 먼저 만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점에 관한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6자 회담 합의 진전과 남북관계 진전은 맞물려 있다”고 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대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북한 돈 문제가 해결돼 6자회담이 급진전되면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병행할 필요는 없다. 6자회담보다 뒤로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는데 이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미국에게 빼앗기지 말라는 메시지다.

둘째는 북한의 HEU(Highly Enriched Uranium·고농축 우라늄) 핵무기 의혹이다. 그는 지난 3월 북 핵을 ‘부시가 만들어준 폭탄(Bush's Bomb)’이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북한을 몰아붙여 폭탄을 만들게 했다는 취지다. 그는 “지난 2002년 부시는 제임스 켈리를 평양으로 보냈을 때 HEU를 두고 북한과 긴장을 조성하고 싶어 했다. 그는 1994년의 제네바협정체제가 깨진 것을 좋아했을 것이다. 나는 이 정보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충분한 정보는 없었다. 그런데 유력지 NYT가 이 정보는 엉망이었다는 보도를 했다. 부시가 좀더 현명했더라면 ‘김 정일 폭탄’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없는 HEU를 있는 것처럼 꾸며서 북한을 공격하고 싶었던, 지혜롭지 못한(Unwise)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본 것이다.

셋째는 ‘북한이 핵무기를 버릴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그는 2·13합의는 긍정적이나 북·미간 관계정상화는 밝지 않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북한은 영변의 핵 시설은 포기할 것이다. 그 핵 시설은 노후했고, 유지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관계 정상화 없이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핵무기를 포기해야만 관계 정상화로 이행한다는 것이다. 즉 ‘선 핵 포기, 후 관계정상화’이다. 그는 미국에 대해 북한이 안심하고 핵을 포기할 만한 카드를 주라고 주장한다.

넷째는 ‘한미 FTA 문제’다. 이 문제에 관하여 그는 “한국은 독재나 민주주의 아래서나 경제 상황은 좋았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자유 무역 환경에서 번창했다. 나는 FTA 아래서도 번창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보다 한국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어서 많이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FTA는 한국에 좋은 협정이라 생각한다”

다섯째는 올 연말 대선에 대한 그의 희망이다.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건 한국 경제가 동요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당선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나는 학자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옹호하려 하지 않는다. 김 대중과 노무현의 계승자를 희망하고 그들의 후임자가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해 갔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6자회담과 남북관계를 병렬적 관계로 본다.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 갑자기 ‘부시의 친구’가 되어버렸다. ‘친구 부시’의 훈수를 받았는지 남북 정상회담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노 대통령에게 충고한다. “노 대통령이 카운터 파트너로 부시 대통령을 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노 대통령이 영국의 토니 블레어처럼 ‘미국 앞잡이’, ‘부시의 푸들‘이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충고한다. 노 대통령이 부시의 푸들이 되는 것을 우리 민족은 원치 않는다. 조선의 고종 같은 어리석은 지도자가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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