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르른 수목들의 수런거림이 싱그러운 계절, 경향 각지에서 축제가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국립극장 청소년공연예술제, 서울연극제, 의정부음악극축제 그리고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문화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통 무대에서 실험적인 작품까지,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에서 마냥 즐겁기만 한 거리공연까지 프로그램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수준이 높아야 하고 원만한 진행 그리고 적극적인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안산거리극축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감히 자부한다. 참가단체의 기량이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었고,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상인들의 협조로 사흘간 40만 명의 시민이 관람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무사히 치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년에는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별도의 무대를 마련하여 앞으로 시민들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시민 축제의 전형이라고 할만한 일본의 작은 도시 시바타시축제를 참관한 적이 있다. 시바타축제는 시민대표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시민 스스로 예산을 만들고 운영함으로써 시민 참여도가 대단히 높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축제 소요예산 3억원은 전 시민이 가구당 1만원 정도를 거두어 충당하는데, 수금율은 95%에 이르고 시의 지원예산은 소요예산의 25%에 불과하다. 관의 지원도 간섭도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크게 다르다.
축제 전야제는 불꽃놀이로 시작하는데, 축포를 터트릴 때마다 손자의 생일 축하 등 각종 명분으로 5만원씩 받고 그들의 이름과 간단한 사연을 소개하는 풍경도 이색적이다. 시내 중심가의 상가는 한 점포도 빠짐없이 축제 포스터나 배너를 내걸고, 퍼레이드의 메인거리에 계단으로 객석을 만들어 관람권을 1만원에 팔아 이듬해 수선비로 쓰는 등 지독하리만큼 운영의 묘를 살리며 시민 참여를 유도한다.
특히 직장이 펼치는 퍼레이드는 그 가족들이 관람하고, 어린이들이 펼치는 퍼레이드는 부모가 관람하는 등 축제의 본질을 충실하게 살리고 있다. 시청, 우체국, 운수회사 등 기관과 기업들이 20여명에서 100여 명씩, 20여 팀이 참여하는 퍼레이드는 지극히 단순한 멜로디에 맞춘 춤동작의 반복 속에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보여주는 축제’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축제’로서, 출연자가 관중보다 많아 보이는 아주 특별한 퍼레이드였다.
올해로 세 번째 치룬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국내외의 유수의 27개 단체와 지역 예술가들 60여명이 참가하여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일 만큼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축제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올해 축제는 관객 4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펼쳐진 행사의 관람객은 연인원 4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안산문예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첫날 개막행사에는 2만2천명이 모였고 마지막 날에는 10만명이 방문했으며, 어린이날인 5일에는 28만명을 기록했다.
관람객 중 25%는 시흥, 수원, 군포, 안양 등 수도권 일대의 외지인인 것으로 나타난 설문조사 결과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 시민의 참여를 높여 시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로 이끌어 가야 하겠다. 시민 스스로 재원의 일부를 마련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완성도 높은 우리 거리극을 개발하여 전국의 축제는 물론 오리악이나 샬롱축제에 초청받을 수 있어야 한다. 경기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운영하는 거리극학교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안산거리극축제는 시민들로 하여금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여 평소 극장예술 관람을 생활화 하는 토양을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주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좀더 규모가 큰 작품 그리고 기량이 빼어난 작품을 초청하여 시민들로부터 환호를 받을 수 있고 나아가 축제에 참가하는 단체가 스스로 영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 진정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한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책임을 새삼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