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흐림동두천 0.8℃
  • 흐림강릉 4.2℃
  • 서울 2.9℃
  • 대전 4.9℃
  • 대구 4.4℃
  • 울산 5.9℃
  • 광주 5.9℃
  • 부산 6.4℃
  • 흐림고창 6.0℃
  • 제주 8.7℃
  • 흐림강화 1.0℃
  • 흐림보은 3.9℃
  • 흐림금산 4.7℃
  • 흐림강진군 6.9℃
  • 흐림경주시 5.9℃
  • 흐림거제 6.8℃
기상청 제공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 웬만한 유치원생도 따라 부를 정도로 히트한 사채 광고 CF다. 프랑스의 “파롤레 파롤레 파롤레…”를 모방한 이 노래는 한 사채업체가 고리채로 돈 빌린 서민들의 피를 빠는 현실과 정 반대인 무이자란 개념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대표적 사례다. 여기서 무이자란 신용이 괜찮은 고객에게 며칠 동안 이자를 계산하지 않는 혜택을 준다는 뜻이다. 많은 사채업자가 흡혈귀는 아니라할지라도 최소한 냉혈한으로 인식되고 있는 판에 이런 노래는 빚에 짖눌린 국민의 마음을 난도질한다.

요즘 SBS TV 드라마 '쩐의 전쟁'은 사채로 엮인 지하 금융세계의 비정한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아버지의 사채를 갚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할 것을 결심하는 처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채 이자 때문에 자살하는 중소기업인, 돈이 급한 사람들에게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조금만 연체돼도 광적으로 강박하는 사채업자들은 우리 사회의 어둠을 반영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 사채업자들을 광고하는 연예인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들은 최수종, 이용식, 한채영, 여운계, 안혜경, 이영범, 안연홍, 최정원, 김하늘, 이병원, 탁재훈, 왕빛나, 최민식, 오승은, 조원석, 김미려, 이영아, 양희성, 최자혜, 윤정희, 송선미씨 등이다.

이 중 몇 명은 도중에 계약을 취소하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사채 광고 출연 교섭을 받았던 차인표, 박진희, 전노민, 이영은씨 등은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은 소비를 노골적으로 권장한 정권들에게 현혹되고, 카드사들이 무분별하게 발급한 신용카드라는 덫에 걸려 빚에 시달린 나머지 카드 돌려막기를 시도하고 그래도 안 되면 사채까지 쓰면서 목이 조이다가 끝내 파산하고 만다.

사채시장은 신용의 사망을 선고받은 서민들의 해골이 뒹구는 골고타 언덕이다. 돈을 받고 헤헤 웃으며 예서 자란 무화과를 따먹는 연예인들에게 뭇사람의 따가운 시선이 꽃히고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