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정가의 움직임도 대선을 중심으로 쉼 없이 유동하고 있다. 올 대선 정국을 관전하다보면 세 가지 특징적인 양상이 포착된다.
첫 번째는 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도 범여권에서 이렇다 할 후보가 부상하지 않는 가운데 제1야당의 두 후보가 본선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당내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상호간에 후보 검증 문제를 둘러싼 공방전이 연일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둘째는 이 두 후보에게 집중되고 있는 주요 언론사들의 뜨거운 관심이다. 두 야당 후보가 일간지의 톱을 장식하지 않은 날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야박하리만큼 사설의 절반 이상을 참여정부 때리기에 할애해 왔던 보수 언론들이, 각종 여론 조사에서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이제는 이 후보들을 띄워주기에 여념이 없다.
아무리 언론의 생리가 대중의 관심사를 따라가는 것이라지만 그들의 소소한 일상까지도 일간지의 주요 기사가 되는 것을 보면 요즈음 우리나라에 그렇게 기삿거리가 없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지엽적인 폭로전이 언론에 그대로 생중계 되고 있으니 말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온 국민의 골칫거리였던 부동산 상승세도 잡혔고, 주식 시장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니 당분간 참여정부 때릴 일이 없어서일까?
세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선과 관련한 시민사회단체의 침묵이다.
대선을 둘러싼 폭로전이 야당 내에서 야당과 청와대 간으로 번지면서 고소와 맞고소로 이어지는 가운데 정책대결은 실종되어가고, 언론 보도의 과열 양상이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사회의 양심 세력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조정할만한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공정한 선거와 객관적인 언론 보도, 후보자의 정책 및 자질 검증 등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던 시민사회단체의 그간의 역할과 위상을 돌이켜 볼 때 의아스런 느낌마저 든다.
대선과 관련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눈에 띄게 침체된 데에는 시민사회단체 자체의 역할 및 위상의 저하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본다.
우리나라의 시민사회단체는 군부독재정권 및 분단냉전체제와의 싸움 속에서 성장해 왔다는 특수성이 있다. 그런 만큼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사회개혁의식과 남북화해의식을 지녔다고 자처해 온 ‘국민의 정부’ 및 ‘참여정부’에 상당수의 시민운동가들이 합류하거나 동조하면서, 역설적이게도 시민사회단체의 역할과 위상은 축소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상대적 선명성이 희석되어 버렸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제1야당은 수구보수 혹은 중도보수 세력을 아우르게 되었다. 그리고 여론과 언론은 여권과 참여정부의 실책, 분열, 무능을 질타하면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 싸늘한 시선은 대선 분위기에 그대로 투영되어 제1야당의 독주와 반사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시민사회단체의 퇴조 현상에 대해 남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것은 시민사회단체가 그동안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해 왔던 역할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무능하고 무력한 정부와 여당을 딛고 여론과 언론의 지지를 받아 독주하는 제1야당과 후보자를 견제할 수 있는 양심적인 지렛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세력도 양심 세력의 견제와 비판이 따라주지 않으면 부패하게 마련이라는 것은 역사의 철칙이므로.
특히 공정한 룰이 지켜지는 선거, 중립을 지키는 언론 보도,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에 대한 정확한 검증 등을 위한 활동이야말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양심세력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굵직굵직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신문의 편파 보도에 염증을 느끼고 신문을 끊었다가 다시보기를 반복했던 필자로서는 앞으로 남은 6개월, 대선 후보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담보해 줄 건강한 시민사회단체의 활약을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