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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관위와 네티즌의 충돌을 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을 통한 사전 선거운동을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한 이래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다. 네티즌들의 불만은 중앙선관위가 대통령선거 180일 전인 지난 22일부터 대선 후보나 특정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글을 인터넷상에 올리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사용자제작콘텐츠(UCC)는 법정선거운동기간(11월28일~12월18일)만 허용된다는 ‘선거UCC 운용기준’을 22일 발표한 데서 비롯한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히고 그러한 목적에 따라 기사나 자료를 반복적으로 복사해 싣는 경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앙성관위에 대해 불복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이 기관의 홈페이지에 불법적인 내용을 공공연히 밝힌 후 자신을 잡아가라고 요구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이와 같은 행동은 노무현 대통령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의 중립 훼손 혐의로 네 차례나 경고를 받았지만 선관위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헌법재판소에 소원을 제기하는 것과 궤도를 같이한다. 이처럼 헌법기관끼리 어떤 행위에 관해 정면으로 충돌하는 현상은 국가의 기강이 바로 서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티즌들이 이러한 비정상적인 흐름을 본받아 법과 질서의 권위를 허물어뜨리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현행 공직선거법이 후보에 대한 찬반 표현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든가,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시의 자유를 억누르고 있다든가, 활자매체시대의 사고에 머물러 인터넷매체시대의 흐름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든가 하는 문제점은 학계와 정치계 일각에서 제기되어온 바 있다. 만일 선거법이 국민의 사고와 행동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장치로 작용한다면 국회가 이 법을 합리적으로 개정하면 된다.

만일 우리 사회가 대통령과 국민이 국회를 통과한 법에 복종하지 않고, 선거를 다루는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일일이 대드는 풍조를 허용한다면 선거라는 제도의 권위를 무너뜨려 민주주의를 정상적으로 이끌어가기 어렵게 될 것이다.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면 그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선관위를 물고 늘어질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과시킨 국회의 무능을 질타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우리는 인터넷이 산업혁명보다 더 광범하고 위대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중대한 시대에 살면서 인터넷 공간을 정치적 의사표시를 빙자한 흑색선전과 허위사실 유포의 산실로 전락시키거나 개인 소견의 폭발적 확장의 장으로 이용한다면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는 정치판에 역사와 문화와 정신을 종속시키는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네티즌들은 공직선거법의 추이를 관찰하면서 소중한 인터넷 공간을 정치로 오염시키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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