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예년에는 6월이 되면 거리 곳곳에 ‘호국보훈의 달’ 관련 현수막이 내걸리고 차량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현판이 세워졌으며 심지어는 동네 아파트 입구에도 현수막이 내걸렸었다. 우리 보훈 공무원들은 잔치 아닌 잔치(?) 분위기 속에서 어느 지역에 현수막이 내걸리지 않았나가 관심사였고 지역에 협조하기에 바빴다.
국민들은 ‘호국보훈의 달’을 깨닫고 잠시나마 숙연해져서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왔다.
그러나 금년에는 달랐다. 길거리에서도 거리환경 정화 사업에 밀려서인지 현수막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심지어는 학교 정문에서도 ‘호국보훈의 달’ 관련 현수막은 찾아보기가 힘들어 몇몇 학교에 담당 선생님께 전화해서 현수막 좀 걸어 주십사 협조 요청을 했다.
지난 6일 현충일에도 추모의 물결보다는 스포츠 경기장마다 관람객들로 넘쳐났고 단체별로 야유회 겸 단합대회를 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금년의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임에도 불구하고 TV에서는 현충일보다는 6.10항쟁이 더 부각되는 듯하다. 지금 이 사회를 움직이는 주세대가 당시 6.10항쟁의 주역들인 4, 50대 여서일까? 물론 자유 민주주의가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유민주주의 이전에 공산 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전쟁의 아픔이 있었고 그 전쟁으로 인해 지아비와 자식을 잃고 또 신체의 일부분을 잃고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 왔지만 그 희생으로 인해 이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으며 살아오신 조국 수호의 산 증인들이 아직도 살아 계신다. 비록 몸은 세월에 밀렸어도 나라사랑하는 그 정신만은 아직도 꿋꿋한데 퇴색되어 가는 6월의 의미를 우리는 진정 무엇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경의선 철도가 개통되고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공동선언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도 이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들은 정치적 이념보다는 순수한 나라사랑 정신이 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라의 역사가 계속 숨쉬고 있는 한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우리의 마음속에 나라사랑의 진정한 의미로 새겨져야 한다.
이명숙 <수원보훈지청 보훈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