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술계가 무척 이상하다. 조금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로지 돈과 자본을 앞세우면서 줄달음질치고 있다. 물론 이는 미술계만의 현실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렇게 굴러 가고 있다. 이제는 미술작품의 질이나 철학, 혹은 이념이란 것은 실종되었다.
최소한 미술에 대한 고민이나 사유의 흔적 아래 작업이 풀려야 하는데 대부분이 무턱대고 그려 대거나 유치한 인테리어에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리고 미술시장에서 팔리는 것이 유일한 척도가 되고 기준이 되고 좋은 작가의 잣대가 되고 있다. 그 정도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팔리는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혈안이 되고 있고 미술시장의 동향에 촉수가 곤두서있는가 하면 그런 기회를 잡기 위해 마냥 분주하다.
그리고 그런 작가가 좋은 작가로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있는 것 같다. 시장에서 소외되고 작품이 팔리지 못하는 작가는 형편없는 작가인양 인식되는 이런 사정이 무섭기도 하다. 근자에 들어 부쩍 보수화, 상업화되어 가는 이 사회분위기는 미술계에서도 동일하게 검출된다. 사실 우리에게는 아티스트와 아티스트적 삶은 부재하고 다만 미술과 미술가와 미술제도와 시장만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작업들이 미술시장에 너무 온순히 길들여졌고 사회와 현실 등과는 거리를 둔 체 개인적인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는데 따라서 작업의 경향이 대부분 자폐적인 분위기를 띤다.
사적이며 개인주의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그림은 미술에 대한 회의와 새로운 전망이 부재할 때 우선적으로 자신의 본능적인 그리기의 욕구에서 다시 출발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닌다.
그리고 무의미한 현재의 시간을 그저 유희하고 집착하고 있을 뿐인 정신적 공황과 권태로움의 상황을 반영한다.
이처럼 작가와 작품 사이의 경계 지우기, 극사실적 구상작업이나 드로잉이 부쩍 많아졌다. 작가 혼자만의 시간과 공력이 들어간 작업들이 두드러지게 양산되고 있는데 이 극사실주의 구상의 붐과 회화의 복귀에 대한 논의 및 그와 관련된 작품의 등장은 다름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보수성과 상업주의의 따른 반응이기도 하다.
그것은 회화에 관한 풍성한 담론과 비판적 내용과는 다소 무관한 지점에서 얄팍하고 공허한 손의 놀림과 공들임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이 시장에서 팔린다. 시장이 요구하는 그림은 여전히 평면회화이자 손의 노동이 두텁게 축적되어있거나 보기 좋고 감각적인 그림들이다.
화장기와 세련미가 흐르고 어딘지 명품 냄새가 풍기는 그런 그림말이다.
작가들은 전시장에서 전시하지 않고 여러 아트페어를 떠돌며 파는데 열중하고 있다. 알다시피 아트페어는 지극히 상업적인 시장이다.
시장경제의 원칙이 강력히 작동하는 곳이자 작품의 질보다는 상업적 목적과 이윤이 우선하는 곳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제 이 아트페어에서의 매매실적과 주목이 곧바로 현대미술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작품의 질을 규정하는 힘과 권력이 되고 있다.
아트페어나 옥션에서 좀 팔렸다는 작가들이 이내 스타작가가 되고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업들이 모두 아방가르드작업이나 중요한 현대미술인 것처럼 논의되거나 인정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질적인 재료를 장인처럼 다루거나 눈알이 빠질 정도로 극한 묘사에 몸을 맡기거나 스펙타클한 볼거리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들이 대부분이 작업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젊은 작가들 상당수는 밖의 시장과 옥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결국 그런 시장에서의 판매상황에 비례해서 작가와 작품의 수준을 비교, 측정하고 있는 곳이 이곳 미술계의 현실이다.
미술에 대한 풍성하고 진지한 사유와 담론, 비평과 작품의 질에 대한 고민들은 사라지고 오로지 작품의 판매수치와 자본의 회전이 절대적인 척도가 되고 모든 미술행위가 시장에서, 시장 논리 안에서만 이루어지고 가능하다면 그것은 무척이나 황폐하고 삭막한 풍경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