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의 부패 불감증 현상은 너무 심한 것 같다. 부패한 정당보다 무능한 정당이 더 싫다는 여론조사가 이를 증명한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지도자가 없는 탓일 것이다.
그래도 부정과 부패 문제는 이번 대선의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의 ‘위장전입’ 인정이나, 경향신문의 보도로 드러난 이명박의 처남 김재정씨의 부동산 과다 보유문제가 이 예비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변화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예비후보는 고려대학을 나와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의 신임을 얻은 그는 30대에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사장을 맡았고 이어 그룹의 회장까지 승진했다. 현대 가에서는 왕회장 다음의 실세였다.
건설회사는 정부의 개발정보를 빨리 입수해야 성공한다. 그런 그가 정치에 입문하면서는 정주영과 다른 길을 걸었다. 그 무렵부터 그는 ‘대단한 땅 부자’라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지금 땅 문제가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는 당 밖에서 불어온 검증 태풍을 맞고 있다. 하나는 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폭로한 ‘위장 전입’사건이다. 이 후보는 하릴없이 위장전입 사건을 인정해야만 했다. “자식들을 좋은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사과했다.
세론은 ‘자식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 같은 건 구름장에 치부하듯 적당히 넘어가려 하고 있다. 그의 소속 당인 한나라당은 지난 날, 두 사람의 국무총리 후보를 인사 청문회에서 ‘위장 전입’혐의로 낙마시킨 적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투기’는 어디로 가고 주민등록 초본을 뗀 사람을 문제 삼고 있다.
뒤이어 나온 또 하나의 검증 태풍은 경향신문의 ‘김재정 부동산 과다 보유’보도였다. 김재정은 이 예비후보의 처남이다. 매형 회사에서 근무했던 그는 30대 초반에 회사를 떠났다.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런 그의 부동산은 전국에 걸쳐 47곳 땅 224만㎡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신문이 이토록 많은 그의 토지 매입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누구 돈으로 개발 예정지만 골라서 땅을 샀느냐를 취재한 것이다. 그래서 이 예비후보의 차명재산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 보도로 고소·고발 사태가 발생, 끝내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명박 예비후보는 곧 당내의 청문회에서 검증을 받겠지만 7~80년대 부동산 투기를 경험한 유권자들은 그런 검증을 크게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언론에 의한 철저한 검증을 기대하게 된다. 문제는 언론이다. 21세기는 각양각색의 언론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보수언론, 중도언론 그리고 개혁언론이 활동 중이다. 보수언론도 친 박근혜 언론과 친 이명박 언론으로 양분상태다. 그 중에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자존심을 걸고 이명박 보호에 극성을 떤다.
이런 보도 태도는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다. 다만 중도언론을 표방하는 경향신문의 부동산 문제 보도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번 ‘이명박 부동산 의혹’사건에서 쓸데없이 불거진 국가기관이 국가정보원(국정원)이다.
박정희 시대이후 혹독한 국민적 저항을 받아온 국정원은 민주화 이후부터는 국내 정치엔 일절 개입하지 못하도록 법을 고쳤다. 그런데 공직자의 부정부패 조사용 특별(TF)팀을 운용했으니 의심받을 만하다. 대선 시기에 말이다.
이 또한 수사 대상이다. 이 예비후보 측이나 지지언론이 국정원을 ‘다시 태어난 공작정치의 산실’로 공격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공격을 하루 이틀 끝낼 그들이 아니다. 의제 설정의 대가들인 이들 보수언론은 이명박의 ‘땅 투기 의혹’을 덮어버리기 위해서라도 틈만 나면 ‘이명박 죽이기’가 정부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 나라는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의 공로로 이만큼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런데 산업화 세력 가운데는 ‘부동산 투기 전문가’들이 많다. 부동산 투기로 성공한 산업화 세력은 실은 범죄자이지, 경제발전의 공로자일 수가 없다.
그런데도 ‘투기’란 말만 나오면 세론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똑똑한 사람의 일인데 ‘뭐 그 정도 가지고 따지느냐’고 입방아를 찧는 모양이다. 이런 세상이라면 볼 장 다 본 것이다. 앞으로 ‘도둑이야’하고 소리칠 사람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