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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금은 개헌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개헌절에 ‘우리 헌정제도, 다시 손질해야 합니다’ 라는 제목의 제헌절에 즈음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개헌의 불씨를 다시 되살려 놓았다. 노대통령의 개헌에 관한 견해는 내각제 개헌,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대통령의 특별사면권과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선거구제 개혁 등의 전면적인 검토를 촉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차기 국회 개헌 약속의 이행을 당부하고, 이를 위해 올해 대선에서 개헌의 공론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민주주의 선진국을 목표로 한 선진 정치 발전을 위해 현행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노대통령의 열정과 집념을 이해하며 거기에는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후보들에게 그것을 공론화하라고 촉구함으로써 대선 후보들과 국민이 개헌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삼아 활발하게 의견을 피력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오는 12월에 치러질 대통령선거전은 노대통령도 자신의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언급한 이상 좌파정권의 연장이냐, 그 종식이냐를 가장 큰 이슈로 하여 전개될 것이 틀림없다. 다시 말하면 국민은 개혁을 표방하고 남북한 간의 대화와 협조를 추구하는 좌파정권을 계속 지지하느냐, 아니면 해방 후의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우파정권의 집권을 선택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그리고 대통령선거전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하여 집권하든 국민은 내년에 치러질 총선거에서 다시 한 번 결단을 해야 한다. 그 결단의 요체는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후보들에게 압도적 지지를 하여 소신 있게 정치를 하도록 하는 방법과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보들에게 견제의 위력을 발휘하도록 국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국회의 의석 분포에 따라 개헌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원리적인 면에서 검토하더라도 우리 헌법은 군사독재시절의 유신헌법과 같은 심각한 독소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또한 내각책임제를 택해야 선진국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말의 레임덕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개헌의 공론화를 바라고, 그 내용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은 과욕일 수 있다.

우리는 노대통령이 현 헌법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나는 헌법을 준수한다”고 선언했으므로 개헌에 몰두하기보다는 개헌을 비롯한 정권의 선택을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민생문제의 해결에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는 지도자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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