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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도권 과밀억제와 행정중심도시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도시’ 예정지에서 열린 20일의 세종시 건설 기공식을 지켜본 국민들의 심경은 자못 불안하고 착잡하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억제를 목표로 추진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과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우려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적 명품도시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으나, 전문가들과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많은 행정기관이 입주한 또 하나의 과천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

당초 수도 이전을 목표로 한 행정수도안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제안된 이후 헌법재판소가 2004년 10월 수도 이전 위헌결정을 내림으로서 245개 단위행정기관 가운데 12부4처2청 등 49개 중앙행정부처만 옮겨가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됐다.

그동안 수도권 대 충청권의 갈등을 불러일으킨 이 사안이 과연 차기 정부에서도 현 정부처럼 강한 의지를 갖고 계속 추진될 것인지, 단순히 국가 행정기관만 흩어놓은 상태에서 행정력 낭비와 쓸데없는 불편만 가져오는 결과를 낳을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만드는 데는 모두 54조원의 국민 혈세가 든다. 54조원이면 경부고속철도를 세 개씩이나 더 놓을 수 있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이다. 만일 이 행정도시 건설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목표와는 달리 잘못 짚은 사업이었다는 결과로 나타날 경우, 그간 엄청난 국가적 마이너스 요인인 지역갈등과 국론분열,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민 혈세 낭비는 차치하고라도 실로 어이없는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세계적 추세는 수도권과 대도시의 경쟁력을 더 키우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의 동경권 프로젝트가 그러하고 중국의 북경권, 상해권 개발이 그러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거의 모든 OECD국가들도 너나없이 수도권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따라서 동북아 국가들의 경우만 볼지라도 2005년 말 현재 홍콩에 아시아지역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은 1천167개, 싱가포르는 350개에 이른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 수도권은 거미줄처럼 처놓은 규제 때문에 다국적 기업, 곧 해외자본이 들어올 틈이 없다. 오히려 있던 기업들도 견디지 못해 줄줄이 보따리를 꾸려 국내 지방도시가 아닌 해외로 도망치는 상황이다. 현재 이 나라 수도권에 아시아지역 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은 열개를 겨우 넘길 정도다.

수도권을 비워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이상한 논리는 결국 국가경제를 파탄낼 뿐이다. 수도권이 경쟁력을 갖춰야 그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수도권 규제 논리의 산물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기공식을 지켜본 국민의 마음은 그래서 더욱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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