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2 (월)

  • 흐림동두천 3.0℃
  • 흐림강릉 5.7℃
  • 서울 4.7℃
  • 대전 5.8℃
  • 대구 6.8℃
  • 울산 7.4℃
  • 광주 8.6℃
  • 부산 7.9℃
  • 흐림고창 8.8℃
  • 제주 11.5℃
  • 흐림강화 2.9℃
  • 흐림보은 5.2℃
  • 흐림금산 5.6℃
  • 흐림강진군 7.7℃
  • 흐림경주시 7.5℃
  • 흐림거제 7.9℃
기상청 제공

획기적인 청자 유물의 발견

우리나라의 청자 역사를 바꿔 쓸 획기적인 청자 유물이 바다에서 대규모로 발견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문화재청은 24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에서 고려시대의 전통적인 배를 발견했으며 그 안에 수천 점의 청자가 실려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상감청자라는 세계적인 문화 유산을 제조해낸 고려인들이 그보다는 못한 작품들이라 할지라도 12세기에 수천 점이나 되는 청자 작품을 보물선에 싣고 가다가 가라앉은 채 바닷 속 깊은 곳에 묻혀 있다가 9세기만에 햇빛을 보게 된 것은 우리 문화사 연구에 커다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세상에서 중대한 일은 작고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번 보물선의 발견도 지난 5월 어부 김모씨가 주꾸미를 잡기 위해 통발을 쳐놓았다가 무거운 것이 걸려 살펴본 결과 난파선임을 알고 당국에 신고하여 전문가들이 달려들어 확인한 결과 놀라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24일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수중발굴팀이 24일 침몰된 배에서 걷어 올린 청자들은 대접, 사발, 다완, 바릿대, 주전자 등 실생활에 필요한 그릇이 대종을 이루었다. 청자들은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과 깨진 것들이 섞여 있었다. 힘차게 꿈틀거리는 무늬를 새겨 정교하게 구운 사발과 대접들은 고려인들의 생활상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청자의 발전사를 규명하는 데도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현장에서 발견된 청자를 감정한 명지대 윤용이 교수는 백퇴선과 굽의 모양이 특이한 점으로 보아 상감청자의 제조 이전 단계인 1146년-1157년 사이의 청자로 추정했다. 침몰됐다가 예인된 이 배는 도요지가 몰려있던 전남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들을 싣고 귀족들이 몰려 있던 개성을 향해 항해하다가 풍랑을 만나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된 원나라의 배에서 청자를 비롯한 유뮬들이 다수 발견된 것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침몰선에서 유물들이 나온 사례는 10여 차례에 이른다. 그러나 천 점의 청자가 한꺼번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조상들이 정신을 통일하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 제작한 상감청자를 비롯한 수준 높은 도자기를 접하며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다. 도예공들 중 일부는 일본으로 건너가 신기(神技)를 전함으로써 일본의 도자기 제조술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발전시키지 못한 채 유물 앞에서 찬탄하며 기뻐하고 있다. 후손들이 바다에 가라앉아있던 청자를 끌어올리며 환호하기 전에 상감청자보다 더 정교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획기적인 청자 유물의 발견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