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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보수교단’샘물교회 비난 자처했다

아프간 여행자제 안내 무시 회교국 상대 선교목적 방문
반정부적 사고 후 수습강요 美언론 해외선교 비난보도

 

“21세기 초반에는 회교와 기독교 사이에 세계적인 무력충돌이 있을 것인데, 그 원인은 두 종교의 교리적 차이가 아니라 두 종교의 ‘세계선교정책’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두 종교의 선교와 선교 사이의 충돌이 무력충돌을 유발하게 된다.

 

믿지 않는 자들을 서로 자기 종교의 신자로 만들려는 세계선교정책이 결국 두 종교의 무력충돌을 야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광주 대 박지동의 언론사상사1)” 샘물교회 신자들의 피랍사건을 보고 떠올린 구절이다. 이러다가 정말 큰 전쟁이 나지나 않을지 노파심이 발동한다.

샘물교회 신자들이 피랍 된지 10일여일이 지나도록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국내 이슬람 사원이나 중동 사람들이 온갖 협박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에 피랍자 가족모임은 28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다른 분들에게 전가되는 것은 가족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 있는 이슬람권 분들을 원망하고 심지어 불안과 상처를 주는 일은 자제하라.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에 있는 이슬람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은 아무도 원치 않는다.” 고 호소했다.

샘물교회 ‘단기선교단’은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아프가니스탄 여행자제 안내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는데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마치 가미가제 특공대가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천황사진을 배경삼아 찍은 사진처럼 너무 당당해(?) 보인다.

 

이 안내문은 인천공항 측이 이미 지난 2월 공항 출국장 입구 벽에 걸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 안내문 앞에서 보란 듯이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샘물교회는 보수교단인 예장 고신파에 속하는 교회이다. 정부는 인질 구출을 위해 대통령 특사를 파견했다. 반정부적인 교회 하나가 사고를 치고, 정부는 수습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샘물교회 단기선교단의 피랍 이후 침묵하던 개신교 목회자들이 마침내 자성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등 개신교 목사 7인은 ‘피랍 의료봉사단의 안전귀환을 기원하고, 선교방향의 전환을 모색하며’라는 글(28일)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든, 사랑실천을 위한 봉사든 선교를 할 때는 현지인의 정서를 깊이 고려하고 존중해야 하며 그들의 마음에 상처나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가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선교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선교 사업의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가 보수교단에 감동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보수교단의 사전엔 반성이란 말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해외 언론도 비판 일색이다. 특히 미 주간지 타임은 “수만 개의 교회가 들어서면서 교회 간의 경쟁이 격화됐고, 목사들은 다른 교회보다 앞서 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신도들이 가능한 한 많이 해외선교에 나가도록 하고 있다.

 

더 큰 위험을 무릅쓴 채 해외선교활동을 하게 되면 교회와 목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다. 이는 곧 명예, 나아가 더 많은 헌금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도 “많은 네티즌들은 젊은이들을 아프가니스탄 같은 위험한 나라로 보낸 교회를 비난했다.”고 썼다.

얼마 전 종교인들에게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가 종교계의 집중적인 반발을 사서 꼬리를 감춘 사건이 있었다. 종교가 큰 가르침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만민이 평등한 사회에서 일부 종교인들의 과다한 수입을 면세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는 없다.

 

그래서 종교법인 법을 제정하자는 주장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런 법이 있다면, 그리고 종교인들이 소득에 대해 성실납세를 한다면 큰 교회나 절이 욕을 먹을 이유가 없다. 종교가 인간에게 필요하지만 종교인에게 국민의 의무를 면제해 준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샘물교회는 두 가지를 어겼다. 하나는 정부가 가지 말라는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간 것이고, 또 하나는 기독교도가 회교 국가를 ‘선교’목적으로 ‘단기 방문’한 일이다. 샘물교회가 노무현 정부를 싫어하는 것은 자유이나 여행은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 내전 상태의 아프간 선교여행은 정말 무모한 행동이다. 피랍 한국인들의 구출문제는 국가적인 중대현안이다.

 

 ‘고르디우스 매듭(Gordian Knot:난관)’ 같이 단칼로 끊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나타나도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탈레반 수중에 들어 있는 인질을 우리 맘대로 데려올 수 없고 그렇다고 전투부대를 보내 탈레반과 전쟁을 치를 수도 없다. 보수교회는 이 사건을 교훈 삼아 해외선교정책을 바꾸고 더 이상 고르디우스 매듭 같은 걸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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