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의 탈레반이 한국인 22명을 인질로 잡고 2명을 살해한 사태를 접하고 석방 노력을 벌여온 우리 정부의 자세가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성과도 없었다는 점은 선택의 폭이 좁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비판을 받아 마땅할 사안이다. 많은 국민은 인질로 잡힌 사람들 중 벌써 2명이나 살해된 데 대해 한없는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들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나머지 인질들도 언제, 어떻게 학살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백종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을 특사로 파견하여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벌여온 석방 교섭은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씨까지 학살당함으로써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적인 협상을 했다면 가부간에 성과가 빨리 드러났을 것인데 그 결과는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아프간 정부를 매개로 하여 간접적인 협상에 치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탈레반측이 아프간 정부를 불신하고 있고, 아프간 정부도 대 테러전에서 탈레반에게 굴복하여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며, 수감자들의 일부를 관장하고 있는 미국 정부도 9?11 테러 이후 테러집단에게 항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는 이상 이 간접적인 방식은 처음부터 실패를 예고하고 있었다.
우리는 무고한 외국인을 인질로 삼아 자기 쪽 수감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탈레반의 횡포와 비겁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인질로 잡힌 사람들의 심정과 그들의 안전을 위해 탈레반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을 유보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인질을 한없이 붙잡아두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성들까지 살해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상 탈레반의 야만성을 규탄하는 동시에 그들이 아프간 안에서 벌이는 투쟁의 명분을 훼손함으로써 오로지 폭력에 호소하면서 동조 또는 이해세력을 잃어 고립무원의 상태로 떨어지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우리 정부는 이제 지금까지의 소극적이고도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도 과감한 대책을 세울 때가 되었다. 그러한 방법 중의 하나는 탈레반과 직접적인 협상에 비중을 두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수감자들의 석방인지, 돈인지를 엄밀하게 헤아려 전자라면 아프간과 보다 적극적으로 교섭하고 후자라면 그 액수를 결정해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밀리에 군사작전을 구상하여 적절한 시점에 전격적으로 단행함으로써 교전과정에서 최소의 희생을 치르면서 인질들을 대한민국의 품으로 안아오는 것이다. 어느 것이든 종래의 방법보다 과감한 차원의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