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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철군 카드로 미국을 압박하라

탈레반 반군의 인질로 잡혀 있는 우리 국민 23명 가운데 이미 두 사람이 희생되었다. 정부는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 사태 해결을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가 전혀 없다. 탈레반 반군은 우리 국민을 납치했을 당시, 인질 석방에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하나는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즉각 철군, 또 하나는 반군 포로와 인질의 맞교환이었다. 우리 정부가 응답한 것은 연말까지의 철군 약속이었다.

우리가 내전 상태의 아프간에 동의부대와 다산부대를 파견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9·11테러 사건’이후 극단적 회교원리주의 정권인 탈레반 정부를 무력으로 붕괴시키고 친미정부를 수립했다. 정권을 빼앗긴 탈레반은 산속으로 잠입, 재집권 기회를 노리며 빨치산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내전 상태에 우리 국군이 개입하는 것은 애당초 잘못이었다. 비록 의료와 공병부대이지만 파병인 것은 사실이다.

미 정부는 인질 추가 살해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사악한 테러리스트인 탈레반에게는 양보란 없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이란 정부 대 정부의 동맹만이 아니다. 양국 국민의 동맹이어야 한다.

미국이 진정 한국을 동맹국으로 인정한다면 한국인 인질 사태를 자국인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미국은 ‘한국인 인질’의 죽음을 이웃집 초상 구경하듯 하고 있다. 미국의 ‘불개입’ 원칙은 끝내 한국인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말 것이다. 이미 인질 가족들이 주한 미 대사관을 방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정치권에서도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인질 사태가 발생한 직후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연말 철군’은 너무 늦은 것이다.

비록 미국의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파병이었지만 국민의 생명이 연계된 주둔이라면 주권국가로서의 결단이 필요하다. 거기다 아프간 정부는 반군 포로와 인질의 맞교환을 거부하고 미국도 여전히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탈레반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으니 그 결과는 인질들의 살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탈레반과의 대면 협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여줄 카드는 따로 없다. 이 ‘고르디우스 매듭’을 끊을 유일한 방법은 ‘즉각 철군’카드 밖에 없다. 이 카드로 미국을 움직이고 미국은 아프간 정부를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 주둔군의 연말 철수공약을 거두고 ‘즉시 철군 모드’로 방향을 전환해서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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