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기 개혁정권의 재창출에 나설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이 5일, 오랜 진통 끝에 창당되었다. 비록 친노 진영 대권주자들의 불참으로 출발은 미약했지만 시민사회 세력과 기성 정치권이 동일한 지분으로 참가, 일단 대통합 정신을 실천한 것으로 축하 받을 일이다.
이로써 100년 가는 정당이 되겠다던 ‘열린우리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허점투성이인 대통령 책임제 헌법 아래서는 불가피한 정당사적 사건이다. 민주신당이 앞으로 얼마나 빨리 주변세력을 포용하고 경쟁력 강한 대선후보를 띠워줄 지는 그들의 역량에 달린 문제이다.
송나라 때 구양수는 붕당론(朋黨論)이란 책을 남겼다. 그는 이 책에서 “무릇 군자는 군자끼리 도(道:대의)를 같이 함으로써 붕당을 이루고, 소인은 소인끼리 이익을 같이 함으로써 붕당을 이루는 것이니 이는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그러나 나는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고, 오직 군자에게만 붕당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소인이 좋아하는 것은 녹봉과 이익이고 탐하는 것은 재화이기 때문에 이익이 일치할 때만 붕당을 이루는데 이것은 거짓붕당이다”라고 썼다. 군자끼리 만든 붕당은 군자당(君子黨)이고, 소인끼리 만든 붕당은 소인당(小人黨)이다. 민주신당이 군자당인지 소인당인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범여권에는 두 개의 소인당이 남아 있다. 하나는 ‘우리당 잔류파’이고 또 하나는 ‘민주당 잔류파’이다. 우리당은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 안의 개혁세력이 보수세력과 결별해 만든 당이고,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해 잔류한 호남 보수세력의 당이다. 지금 우리당 잔류파들은 친노 세력 일색인데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반대한다.
그 이유가 볼만 하다. 민주당은 호남 당이니 민주당과 합치는 것은 지역주의적 야합이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은 호남인과는 같은 당을 하기 싫다는 소리로 들린다. 이는 노 대통령의 소신이다. 민주당 또한 친노 세력과는 정당을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5년간 쌓인 반목 때문이다. 두 당은 따로 따로 대선 후보를 내세운 뒤 마지막에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자고 주장한다. 단일화는 대 국민용 명분일 뿐이고 속내는 내년 총선의 공천 보장이다. 그래서 이들은 구양수가 말한 전형적인 소인당이다.
87체제 등장 이후, 집권당은 대선 때마다 해체와 당명 변경을 거듭해 왔다. 대통령의 임기가 5년 단임이니 임기 말이면 미래권력이 치받는다. 인기가 높으면 감히 대적할 자가 없을 것이나 임기 말의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다. 그러니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집권당도 무력화되고 분열된다.
학자들은 이것을 헌법의 중대한 결함이라고 본다. 더구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정치영역의 주체가 넷이 되었다. 정당 말고도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사법기관이 권력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 네 주체가 영역간 경쟁을 하다 보니 정당의 기능은 현저히 축소되었다. 그러나 정당은 대선에 참가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유력 후보 중심의 정당이 급조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에서 수년째 50%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집권당이었던 우리당의 무능 덕이다.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이다. 외국에도 이런 현상이 있다. 포르투갈의 경우 독재자 살라자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며, 그리스도 군부 독재에 대해 국민의 60% 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박정희가 부활하는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유신독재를 청산하지 않은 탓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본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가 오늘의 경제 발전을 박정희 공로라고 믿는 것은 당연하다.
요새 젊은 세대가 집단의식보다는 개인의식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보수화되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그들은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면서도 사회 양극화를 걱정한다. 사회 안정보다는 변화를 기대한다. 차기 정부도 이념적으로 ‘진보적’이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이들 세대가 반드시 복고적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하고 국민을 감동시킬 줄 아는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그들은 잘 따를 것이다.
민주신당의 앞길은 임중도원(任重道遠) 격이다. 대통합의 마무리를 위해 군소정당을 포용하는 일과 역동적인 오픈 프라이머리를 치러내는 일 등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나그네와 같다. 여러 갈래의 정파들이 하나로 뭉쳤으나 마찰도 잦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양보의 미덕이 최선이다. 민주신당은 민주화 세력의 유일한 희망이다. 군자당의 풍모를 갖추라. 그러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