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흔드는 가을이다. 이럴 땐 가을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 일쑤다.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자연의 향이 만발한 여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남한강 한켠에 우뚝 선 신륵사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여주 IC에서 진입하면 남한강의 시원한 물줄기가 있는 신륵사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온다. 남한강 물빛이 신륵사 조사당 뒷켠 상수리나무에 바람을 맞추고 대웅전 풍어소리가 은은히 화답하는 선문의 세계 어느 샌가 단풍나무는 천년 된 다전석탑 꼭대기에 올라 원효대사와 나옹선사가 동자 몰래 남한강에 지긋이 한눈을 팔았을 법한 영월헌의 귀암괴석과 금방이라도 출렁댈 것 같은 파란 강물이 가을 소묘를 한껏 자랑한다.
◆저렴한 도자기 판매 전시장
37번 국도를 따라 오학리 도예촌을 달리다 보면 양쪽으로 길게 이어져있는 도자기 판매전시장을 만난다. 이 곳에서는 생활자기에서부터 고풍스런 예술도자기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대의 도자기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값도 그만큼 저렴하다고 알려졌다. 보통 1만원 이내의 고급스런 생활자기(그릇, 찻잔, 접시)에서부터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예술도자기까지 다양한데, 잘만 고르면 3만원대에서도 수준 높은 작품을 고를 수 있다. 지난해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개최해 154만여명이 다녀가기도 했던 이곳에서 오는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여주군진상품전이 열린다. 이 기간 동안은 여주군의 농산물과 생활도자기를 더욱 값싸게 구입 할 수 있고 도자기 제작체험과 천연염색, 치즐만들기, 고구마요리만들기를 체험하고 고구마 밭에서 흙냄새를 맡으며 고구마 캐는 체험도 무료로 할 수도 있다.
◆'목아박물관'과 천연연색가 이민정 작업장
442번 국도 위에는 강천면 이호리에 위치한 목아박물관이 있다. 최근 동남아, 유럽, 일본 관광객이 붐비는 여주의 색다른 명소. 이곳에는 인간문화재 박찬수씨가 그려낸 멋진 불교 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품 하나하나에 들어 있는 혼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남한강변의 굽이굽이 황금빛 들길을 따라 15분 정도 달리면 지금은 폐교가 된 굴암리 산골짜기 학교에 마련한 천연염색가 이민정씨의 아담한 작업장을 만날 수 있다. 이씨는 쪽, 딱풀, 홍화, 수수, 해바라기, 질경이, 봉숭아 또는 황토 흙을 재료로 하여 천연염색으로 가을 하늘을 부끄럽게 물들이고 있다. 가을 하늘을 옮겨놓고 수줍어하는 여인처럼 부끄러운 색깔들이 가을볕에 조용히 흔들리는 장면은 아프로디테가 걸친 얇은 천보다도 더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소문난 '막국수 촌'과 신라 '파사성'
이렇게 여주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출출함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땐 여주 대신면 천서리 막국수 마을을 찾으면 된다. 한 동네가 막국수 촌을 이루고 있다. 맛이 일품으로 항상 손님들이 많아서 20분을 기다려야 겨우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막국수를 먹고 나면 마을에 있는 신라 파사성에 올라 병풍같이 펼쳐진 남한강과 용문산, 칠흡산을 내려보면 장마와 태풍을 극복한 풍요롭게 물들인 황금빛 들녘이 답답한 가슴이 절로 시원하게 펴져 스트레스 해소에는 그만이다. 오르고 내리는 데 50분이면 족하다.
여주/고영옥기자 kyo@kgs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