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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 수구세력의 법치(法癡)논리

盧 “NLL 영토선 국민 오도” 잘못된 ‘관습법’인용 지적
내달 국방장관회담 등 추진 일부세력 사상적 변화 필요

 

이달 초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합의하고 귀환한 노무현 대통령은 국내 정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처음에는 해군의 ‘작전금지선’이었다. 이것을 요즘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 ‘국민 오도’란 말 한 마디에 한나라당, 족벌언론 그리고 보수학자들의 삼각편대가 사상논쟁을 확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국민 오도’ 발언은 우리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헌법 3조)인데도, 일부 세력이 NLL을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임을 지적한 것이다.

사실, 남과 북 사이에는 정전 이후 지금까지 서해 NLL을 둘러싸고 분쟁이 존재해 왔고, 남측 내부에서도 또한 진보세력과 수구세력이 오래전부터 논쟁을 진행 중이다.

NLL은 정확하게 표현하면 1953년 8월 30일 당시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휘하 해군에 내린 작전명령에 포함된 월선금지선이다. 남측 어선들이 이 선을 넘지 말라는 것이지 북측 배를 못 내려오게 하는 선이 아니다. 이 시기는 정전협정 바로 한 달 남짓 지나서였다. 클라크 사령관이 이런 명령을 내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이승만 정부에 대한 견제용이었다. 북진통일론자인 이승만 대통령은 정전협정 서명을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북진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둘째는 영세어민들의 북한 영해안 무단 조업이었다. 그들은 조업 중 납치되거나, 월북하는 일이 잦았다. 이를 차단해야 했다. 당시 유엔군은 제해권 및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정전 합의로 인해 더 이상 군사행동을 할 수 없었다. 오직 사고의 예방이 중요했다.

정전회담에서 북한군과 유엔군은 육상과 동해의 군사분계선에는 빨리 합의를 이뤘으나 서해의 분계선 획정문제는 매듭을 짓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북한측은 12마일을 주장한 반면, 유엔군은 3마일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어서 빨리 정전을 하라고 독촉했다. 그래서 서해 경계선 설정을 빼놓은 채 미완의 정전협정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수구반공세력은 북한측이 이에 대해 수십년 동안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선이 남북간의 서해 영해경계선이라고 주장한다. 관습이란다. 헌재의 ‘관습법’인용 판결이 연상되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과는 다르다. 북한 선박은 1957년부터 해마다 연례적으로 이 선을 넘어왔는데 유엔사는 한 번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북한은 특히 매년 ‘5~6월’ 꽃게잡이 철에는 이 수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반복 경고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라는 여론의 압력을 받으면서도 선뜻 이에 응하지 못했다. 1차 정상회담의 합의와는 다른 어떤 합의를 이룰 만한 안건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회담 의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안’이었던 모양이다. 그는 이를 미리 공개하지 않고 김 위원장을 만나 전격 제안했다. 김 위원장도 이 제안에 처음에는 당황했는지 실무자들을 불러 들어본 다음, “이래도 괜찮겠느냐?”고 노 대통령에게 세 차례나 질문했다. 그가 남쪽 사정을 훤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어느 사회나 보수니 수구니 하는 세력은 있기 마련이다. 그들도 상식만은 존중하고 지킨다. 그런데 우리 수구세력은 상식이나 헌법 또는 제도를 종종 무시하는 망언을 잘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최근 차기 정부에서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이제는 김 위원장을 우리 영토에서 만나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 김 위원장이 남쪽으로 와야 한다는 말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평소 인문학적 소양이 빈곤하다는 소문이 퍼진 그의 ‘영토 안 회담’발언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소리다.

평양은 우리 영토가 아니라는 말이다. 비록 남측이 실효적 지배를 못하는 땅이지만 헌법상 우리 영토인 것은 명백하다.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설정합의는 노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 받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절묘한 방법’이라고 극찬했다. 어려운 NLL재설정 문제를 피해가며 서해를 평화와 협력지대로 함께 가꾸자는 것이다.

다음 달 남북 국방장관회담과 총리회담을 거쳐 12월에는 별도의 회담을 열어 평화지대 추진 방책을 강구할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 몇 가지가 걱정이다. 군부가 아직도 평화보다는 안보에 집착한다는 점 그리고 수구세력이 헌법 조항도 무시하는 법치(法癡)수준이라는 점이다. 성인도 세상의 변화를 따라 산다고 했는데, 이들도 변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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