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우리 삶의 기본요소인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선조들은 농업이 천하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산업이라고 불러왔었다. 이러한 농업은 환경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환경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해서 태풍, 가뭄, 혹한 등의 자연환경에 의해서 농업생산이 피해를 받기도 하고, 산업폐기물로 인해 오염된 토양과 물로 인해 우리 몸에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농업활동은 환경에 대해서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먼저 농업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과정 중에 홍수방지, 토양유실방지 등의 국토보전 기능을 수행해오고 있고, 생물들에게도 소중한 서식처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같이 농업 생산과정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고 한다.
한편 농업활동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농업생산과정에서 농경지 밖으로 유출된 양분, 농약 등은 수질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국제무역협상에서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간 첨예한 쟁점이 되곤 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환경적 공익기능을 갖는 농업활동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허용하고 있으며, 자유무역의 축에서 FTA협상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농업분야 각종 직접지불제가 이에 해당한다.
세계무역기구는 환경에 유해하며 생산을 증대시키는 부정적 기능에 대해서는 정책적 지원의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식량증산을 위해 비료, 농약에 대한 가격 보조금 철폐가 이에 해당한다. 국가별로 다양한 농업정책과 이 정책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국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 OECD는 농업환경 합동작업반 회의를 구성해 농업환경지표 개발과 정책적 활용에 대해 매년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농업을 환경생명산업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40여년간 경제중심 발전전략 추진으로 경제규모는 OECD 국가 중 11위로 급속하게 성장했으나, 경제성장 압력이 환경의 자정능력을 넘어서서 2005년 세계경제포럼 발표 환경지속성 지수가 146개국 중 122위, OECD 국가 중 29위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지속성 악화는 농경지 면적 감소와 무관하지만은 않다.
우리나라는 산악지가 많아 국토면적 대비 농경지 면적은 19%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농경지 면적비율이 50%이상인 점에 비교할 때 농경지 비율이 매우 낮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확장을 위해 서남해안에 대단위 간척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국토면적은 1970년과 2004년 사이 111천ha가 늘었으나, 농경지 면적은 오히려 462천ha나 줄어들었다. 간척사업의 주목적이 농경지 확보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30여년간 매년 1만6천850ha의 농경지가 산업단지, 주택지 등 다른 목적으로 전용됐다는 계산이다.
이같이 농경지 면적 감소로 인해 농경지 ha당 부양인구수는 1982년 20명선이었으나, 2002년에는 27명선으로 늘어나게 됐고, 생산성 증대를 위해 농자재의 투입이 늘어나 농경지 면적당 질소투입량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농업부문에서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수반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조정이 탈농현상과 농업 생산기반 감축으로 귀착돼서는 안 될 것이다.
2005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인구는 약 34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7.1%에 해당된다. 이 인구들이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집중한다면 농업인들을 실업자로 전락하게 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납세금이 실업자 구제비용으로 투입되어 선진국으로 진입이 지체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농업은 우리나라의 21세기 선진 국가 구현을 위해 국가지속발전 4대전략 요소인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 기후변화 대응 및 지구환경 보전, 국민건강 증진 그리고 지속가능한 생산·소비를 통한 경제발전 분야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사회문제, 생활환경문제, 안전한 농식품 공급문제 해결 등 우리나라의 환경지속성 지수 향상을 위해서는 한미 FTA 협상타결 이후에도 우리 국민 모두 농업과 농촌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