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2 (월)

  • 흐림동두천 3.0℃
  • 흐림강릉 5.7℃
  • 서울 4.7℃
  • 대전 5.8℃
  • 대구 6.8℃
  • 울산 7.4℃
  • 광주 8.6℃
  • 부산 7.9℃
  • 흐림고창 8.8℃
  • 제주 11.5℃
  • 흐림강화 2.9℃
  • 흐림보은 5.2℃
  • 흐림금산 5.6℃
  • 흐림강진군 7.7℃
  • 흐림경주시 7.5℃
  • 흐림거제 7.9℃
기상청 제공

[사설] 화장장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위하여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장례법은 매장 위주였다.

그러나 묘지가 1년에 여의도 넓이만큼 늘어나고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오랫동안 살다가 죽어가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매장 위주의 장례방법은 ‘전국토의 묘지화’라는 우려를 앞당기게 했다. 인간은 행복추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죽은 사람도 그것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 서면 어떤 권력이라도 국민이 자기 땅에 조상을 묻는 것조차 강제로 금지시키고 죽은 사람의 시신을 뺏아 화장장의 불덩이 속으로 집어넣을 수는 없다. 그러나 화장을 적극 권유하고 이에 호응하는 국민이 절반 이상을 넘어섰는데도 자기가 사는 지자체에 화장장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데모로 대세를 막으려한다면 이는 중대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와 인천시의 화장률은 지난해 각각 64%, 72.4%였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화장한 건수는 19만7천735건이었다. 전국 47개 화장장에서 211개의 화장로를 운영하고 있지만 도는 2곳, 인천시는 1곳에 화장장을 두고 있을 뿐이다. 죽은 사람들의 후손들이 수도권에서 화장장을 찾지 못해 고인의 시신을 화장할 곳을 찾아 다른 시·도로 유랑하거나, 으슥한 산이나 영종도 등 섬에서 불법 업자들에 의해 강력한 버너에 불을 붙여 태워 역겨운 냄새를 풍기며 시신을 훼손하고 그 가루를 납골당에 안치하는 놀라운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화장하겠다는 사람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화장장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근본 원인은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보는 주민들이 내 고장에는 화장장을 지을 수 없다고 반발하며 데모 등 실력행사로 지자체의 화장장 시설 계획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데 있다. 심지어 다른 복지시설을 유치하는 것을 전제로 화장장을 세우려던 하남시장이 일부 시민들에 의해 소환돼 쫓겨날 수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은 화장장 문제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물론 화장장이 들어서면 그것이 나쁘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도 있는 이상 부동산 가격에 일시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집값이나 땅값이 오르지 않거나 떨어져서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화장은 국토의 보존과 산림의 훼손을 막기 위해 현실적으로 권장할 장례법이라는 당위성에 동의하면서 화장장은 화장을 위한 필수시설인데 그 시설이 부족한 상태를 계속 방관한다면 시신을 묻을 땅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를 심각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믿는다. 화장장은 공적인 요청사항이요, 화장장 주변의 부동산 걱정은 사적인 영역에 속한다. 공을 사보다 중시하는 국민이 현명하고 도량이 넓으며, 화장장은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 주민은 미래지향적이며 진보적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