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질적인 것 못지않게 정신적, 문화적인 가치를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1인당 꽃 소비액은 그 나라 국민소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즉 소득수준이 높으면 꽃 소비액은 소득과 비례해 많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안타깝지만 얘기가 좀 다르다. 2006년도 우리 국민 1인당 꽃 소비액은 1만9천315원으로 채 2만원이 안된다. 유럽의 10만~12만원, 일본의 10만원, 러시아의 4만원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우리는 소득수준에 비해 꽃을 사는데 너무나 인색하다.
그동안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물질적인 성장은 빨랐지만 정서적인 수준은 아직 그에 미치기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2000년 이후 발전을 거듭해 이젠 연간생산액이 1조원 이상의 대형 산업으로 성장했으며, 유통 및 재배기술 선진화로 내수는 물론 수입대체 및 수출기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꽃은 품질이 좋아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수출작목으로 일정한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5천만달러 이상은 꾸준히 수출하고 있는 농업 효자품목이다.
2002년 1월 우리나라는 국제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하면서 품종보호권이 설정된 신품종은 로열티 지급이 의무화됐다. 이와 함께 그동안 외국 품종들을 무단 증식해 사용하고 있던 농가들이 로열티 부담 증가로 생산에 어려움에 겪고 있는 실정이다. 로열티 부담액의 결정은 품종 육성자와 재배농가가 거래할 때 이뤄지는데 꽃 재배 농가들이 작년에 부담한 금액이 약 124억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화훼가 외국 품종에 의존하게 된 원인은 과거에 우리의 생활수준이 낮아 민간육종이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유명한 품종들은 모두 외국의 민간업체들이 육성한 품종들이며, 이러한 업체들은 적어도 100년 이상의 장기간의 육종경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도 이후부터 민간육종이 시작돼 이제 막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1992년부터 화훼산업을 활성화해 수출농업으로 육성하려고 연구인력과 예산을 늘려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500품종 이상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지만 꽃은 기호성의 변화가 있어 현재 유통되고 있는 외국산 품종 수에 비하면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행히 농촌진흥청에서는 로열티와 관련된 중요작물인 장미와 국화에 대한 전문 연구사업단을 구성해 품종육성은 물론 우리품종 보급 및 기술 지도를 전담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면서 국산품종의 농가 조기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화훼작물은 다른 작목들에 비해 단위면적당 소득액이 높아 농사를 잘 짓고 경영을 잘 한다면 고소득을 낼 수 있는 작물임에 분명하다. 이 때문에 꽃 산업은 농업분야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 중의 하나로써 장차 우리나라 농업을 선도할 성장 동력으로 인식될 만큼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현 시점에서 우리 화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생산은 로얄티 등 종묘비 절감을 위한 국산품종의 확대개발 및 조기보급, 규모화, 협업화를 통한 연중 고품질의 안정생산 공급이 우선돼야 하며, 유통은 중간마진의 최소화를 위한 유통단계 축소, 온라인 유통 활성화, 케쥬얼 플라워 등 간편하고 저렴한 꽃 상품 개발 등 꽃이 하루빨리 우리 생활속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한다.
수출은 일본,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품질과 가격으로 집중 공략할 수 있도록 단지화, 전문화하는 한편 러시아, 미국, 유럽 등 시장을 다변화 하고 접목선인장처럼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하며 소비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신상품 개발 보급은 삶에 있어서 꽃의 중요성과 가치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도시원예, 실내정원, 화훼장식 등 꽃 이용관련 행사나 콘테스트를 전국단위로 수시 개최함으로써 꽃이 국민들의 생활의 한 부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