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위해 후보자들이 모여 앉아 나라를 위해 앞으로의 일을 모색하며 자신들의 소신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 토론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토론회를 보고는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공약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리에 앉자마자 한 후보자에 대한 공격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한 그들의 모습에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이익을 위해 볼썽사납게 싸우는 것을 비유하는 이전투구란 사자성어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딱 어울리는 속담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그들에게 누구를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냐고 묻고 싶다. 각 당의 후보자들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오기 위해 들인 노력과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원하는지 한쪽 귀만 열고 있어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후보자들은 그것조차 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조선왕조 시대에도 세습이 됨에도 불구하고 왕의 어좌에 앉기 위해서 지금의 후보자들처럼 누군가가 많은 공을 들였을 것이다. 자리에 올라 성공한 군주가 있는가 하면 실패를 본 임금들도 있다. 우리들의 기억 속을 더듬어 보면 후자인 왕들을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자리의 어려움이 느껴진다. 반복되는 역사를 보면 근대에 들어와서도 후자의 대통령들의 숫자가 더 많은 것은 누구만의 탓은 아닐 것이다. 한 나라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만의 몫이 아니며 끄는 사람이나 미는 사람의 호흡이 맞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 토론회가 앞으로 16일 1번 남았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그동안의 토론회와 별반 다를 것 같지는 않다.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무의미한 토론회가 되고 만다는 뜻과 상통한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인가를 바꾸고 고치고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져 올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부터 조금씩 바꿔 나가지 않는다면 매번 같은 결과를 얻는 수 밖에 없다. 지금으로써 바라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고 국민들이 시청 하고 있다는 것을 후보자들이 머릿속에 염두에 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