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서해를 기름바다로 만들고 연안지역을 공해덩이로 만든 사건은 전형적인 인재(人災)요, 피해범위가 충청남도는 물론이고 경기도와 전라북도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 이후 가장 큰 해상 재난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경은 지키기는 어렵고, 망가뜨리기는 쉽다는 교훈이 다시 한번 국민의 뇌리에 새겨지고 있다. 환경을 파괴한 위협을 사람들을 엄하게 다스리고 책임을 져야 할 공직자는 지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문책해야 한다.
지난 7일 태안사고가 발생한 후 시커먼 기름이 콸콸 쏟아져 바다를 검게 물들이고, 바다는 물론이고 연안지역의 생태계까지 파괴하는 현상이 속출해 국민이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재난을 줄이기 위해 피해 현장으로 속속 찾아드는 수십만명에 이르는 자원 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려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자원 봉사자들은 뻘밭을 망친 기름띠를 손으로 걷어 내거나 기름이 스며든 땅을 파헤쳐서 골라내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외국 언론들도 피해지역이 더 늘어나는 것을 막고 있는 한국민의 자발적인 재난극복 사례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송년회란 이름으로 술을 마시고 담소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습관에 익숙해진 직장인들 중 일부는 다른 사람이 즐겁게 노는 틈을 타서 토요일인 지난 22일, 일요일인 23일과 법정 공휴일인 25일 재난지역으로 달려가 기왕 먹을 음식과 마실 술을 그 지역에서 팔아줌으로써 간접적인 도움을 주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서민들이 있기에 우리는 정이 많은 국민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태안사고 이후 국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늑장 대응과 부실대응을 해온 무책임한 정부는 검은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다. 정부가 사고가 난 태안반도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만큼 큰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정부 자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정부는 사고를 낸 선박을 48시간 동안 방치해 1만2547㎘의 기름이 바다에 흘러나오도록 했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수사해온 해경은 20일 예인선ㆍ유조선 등 사고 선박 관계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수준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는 일은 이 사고가 방재능력의 결함과 무능을 여실히 폭로하고 감독 책임도 물어야 할 사항인데도 책임을 지는 공직자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해양수산부장관, 해양경찰청장, 태안해안경찰서장 등 세 사람은 이 사고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국민은 정부가 특별한 책임의식을 발휘해 문책 라인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기를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