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직선거를 총괄 관리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 달 9일에 실시되는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유권자에게 내건 투표참여 캠페인 구호가 “투표의 즐거움을 누리세요”이다. (본보 3월 5일자 참조) 선관위는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는 투표참여 홍보포스터와 함께 각종 홍보유인물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투표에 관심을 갖고, 그래서 투표가 즐거우려면 후보자와 유권자와의 관계가 투명하고 원활한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그동안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보여준 구태를 벗지 못한다면 선관위가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을 참여시켜 어떠한 캠페인을 펼쳐봐도 유권자는 관심을 가질 수 없고 투표는 즐거울 수가 없을 것이다. 유권자에게 약속하는 정책공약은 하나도 없고 막무가내식의 백지위임을 강요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어떤 유권자가 투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겠는가? 시각장애인이 코끼리 만지듯, 혹은 화려한 사진과 이미지만 넘쳐나고 실속 있는 약속은 하나 없는 선거홍보물만이 던져지거나 후보자가 살아 온 이력이나 생각들과 펼쳐보고자 하는 정책에 대한 토론과 검증이 사라진 선거에서 어떻게 투표를 즐길 수 있겠는가? 투표가 즐거우려면 먼저 후보자들이 좋은 의정활동계획서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계약의 출발은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 속에서 신뢰가 쌓이면 계약이 성사되는 것이다. 선거 또한 마찬가지 이다. 후보자가 내세우는 의정활동계획들에 대해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이라도 모든 후보자들은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이 돼 국회에 가면 어느 상임위원회에서 어떠한 법률과 제도를 정비하고 만들어 나갈 것인지,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협력, 혹은 견제와 비판을 할 것인지, 대한민국의 한 해 살림은 어느 정도의 규모로 꾸려 나갈 것인지에 대한 소신과 정책을 밝혀야 한다. 의정활동계획서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담겨져 있어야 하며 유권자는 이를 보고 후보자들의 면면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월에 한 시민단체가 진행한 ‘가상 의정활동계획서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들을 보면 대학생들조차도 국회의원들의 지위와 책무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좋은 의정활동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물며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예비 국회의원들이 대학생들보다 능력이나 열정이 뒤쳐져야 하겠는가?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이 궁금해 하는 의정활동계획서를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