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가 재임용 심사에서 교수 6명을 탈락시켰고 연세대는 재임용 심사에서 강의시간이 모자라거나 연구실적이 적은 비정년 교수 5명을, 성균관대, 한양대와 경희대 등 대학들에서도 재임용 탈락자가 속출하고 있어 교수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교수 승진 심사에서 55명을 탈락시켰던 서울대는 정년 보장 심사 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고 교수들의 연구력 향상을 위해서 이미 여러해 전부터 교수 평가제도를 각 대학에서 도입해 왔다.
대학들이 엄격한 심사기준을 도입하면서 의례적인 심사를 거쳐 자동으로 정년을 보장받던 철밥통 관행이 무너지고 있다. 교수들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런 변화를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내심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학 경쟁력은 결국은 돈과 사람 그리고 시스템으로 나눠진다. 물론 대학 재단의 재원이 풍부하면 교육환경 및 시설을 잘 할 수 있고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한정된 재원과 자원 속에서의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선을 다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하고 집중 육성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차별화된 대학 특성화 정책이 추진돼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자면 대학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자가진단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 네트워크 시대에 가장 필요한 화두가 바로 협력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 명문대 수준의 교수진과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학점 상호 인정 프로그램의 상호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확장이 필요할 것이다. 차별화된 다양한 대학이 많이 만들어지면 학부모와 학생이 시장 경쟁원리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들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것이다. 사립대 운영의 등록금 의존률이 77%인 재원 환경도 변화가 필요하다. 하버드 대학은 21%로서 우리나라 대학의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의 교육 코드가 자율이라고 하니 여러 면에서 기대가 된다. 앞으로 대학정보 공시제가 전면적으로 시행이 되면 대학 운영의 모든 것이 공개될 것이다. 교육 수요자들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평가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교육수요자 중심의 교육 준비도 아울러 병행돼야 한다. 교수들의 판에 박힌 구태의연한 교수법도 바꿔야 한다. 현장감이 살아나야 하고 현실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들을 연구개발해야 할 것이다. 학생을 고객으로 볼 수 있는 의식전환도 아울러 가질 필요가 있다. 학생 위에 군림하는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교수법이 끊임없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학 내에서도 경쟁과 성과에 따른 보상시스템이 살아 숨셔야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전공 사이에서도 적자생존의 경쟁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이어질 때 대학 경쟁력은 강화 될 것이다. 학생의 경쟁력은 교수로부터 나오고 교수의 경쟁력은 곧 대학의 경쟁력이자 국가경쟁력이다.
교수 평가제는 과거 ‘철밥통’으로 인식돼 온 교수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이 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 등 연구 실적에만 치중해 있다. 특히 논문 건수를 계량화하다 보니 교수들이 단기적인 연구에 몰두한다. 좋은 논문을 한 편 쓰는 것보다 수준이 떨어지더라도 여러 편의 논문을 쓰는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건수 중심의 평가에서 연구와 수업의 질까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대에 능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그 국가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들의 연구활동과 수업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교수들이 그들의 본분인 깊이 있는 연구와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대학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없다.
김경우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