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큰 기대를 모으며 새 정부가 기세 좋게 출범했다.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지난 대통령선거기간 동안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음에도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당시 통합신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창조한국당 등은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의 불균형성장을 쟁점으로 부각시키고자 했지만 성장을 통해 일자리 전체를 늘리겠다는 이명박 후보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일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는 이미 이태백과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같은 말들이 인구에 회자됨으로 비등점까지 끓어오르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비춰 보이고 있었다.
새 정부가 잊어서는 안 될 약속이 일자리이고, 늘 되새겨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일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와 기대다.
그러나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주장하던 7%성장론은 지금 조금씩 꼬리를 감춘듯 보인다.
경제의 수장역할을 담당할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후퇴시킨 6%성장에 대해서도 사실상 6%성장이 어렵다는 사실을 청문회에서 털어놓으면서 5%성장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확대라는 기본구상의 색깔이 바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경제성장이 마음먹은 대로 될 수만은 없다. 우리경제는 우리만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세계경제와의 밀접한 관련하에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과 중국경제는 년초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와 베이징올림픽 이후의 불투명성으로 흔들리고 있는 인상이다.
새 정부가 주춤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의 외적 성장은 일자리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일할 기회를 희망하고 기대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니다.
그럼에도 새 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성장을 제약하는 여러 가지 전망이 계속되어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 하에서도 ‘뉴 스타트 2008’(부제 : 사회적 소외자 희망출발 프로젝트)이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 한다.
이 대책에는 신용불량자와 영세자영업자, 그리고 중소상공인 등 이른바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담을 것이라는 보도다.
성장에 대한 희망과 일자리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할지도 모를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패자부활’이라 이름을 붙여도 좋을 이 대책에 대한 기대가 크다.
희망과 기대의 한편으로는, 승부를 가려보지도 못하고 패자(敗者)가 되어버린 장애인들의 일자리 대책은 무엇인가가 궁금하다.
아니 걱정이 된다. 과문(寡聞)한 탓인지 필자는 대책 가운데 장애인의 일자리에 대한 기사는 접하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부터 시행되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주목되고 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란 장애인 고용의무사업주(모회사)가 장애인고용을 목적으로 일정요건(모회사가 자회사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50%를 초과하여 지배하는 경우)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에서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다.
즉, 기술의 첨단화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풍부하게 제공해 주기 어려운 대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장애인에게 품격있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정부와 장애인과 대기업이 능력과 지혜를 함께 모을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정부와 장애인, 대기업이 함께 손잡고 손질해 놓고도 아직 제대로 뛰어보지 못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가눌 수 없다.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새 정부가 더 나은 장애인의 일자리를 위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포함한 장애인고용대책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 준다면 2008년이 장애인에게는 ‘드림 스타트’가 될 것이다.
권기성<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기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