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원자재 값 상승으로 공공시설물의 절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선 절도피해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절도범들은 인적이 드문 농어촌지역 전주에 설치된 전력선이나, 재개발, 재건축지역의 전기공급 설비를 무차별적으로 절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용하고 있는 고객의 수전설비인 변압기까지 절도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범행수법도 갈수록 지능화 대형화되고 있다.
이는 전력선의 원재료인 동이나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의 부족현상과 가격상승 등으로 쉽게 돈이 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금년도 한전의 피해내역을 보면 1월부터 3월 현재까지 전선도난 건수가 총 628건, 피해금액이 8억여원에 이르며 복구비용만도 12억6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설비인 배전용 전주에는 2만2천900V의 특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어 함부로 전주에 올라가 전력선에 접촉하면 감전으로 인해 대부분 목숨을 잃거나, 심한 화상으로 평생을 불구로 보내야 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전주에 설치된 특고압 전력선을 가정용 저압전선쯤으로 생각하는 어리석은 절도범의 무지가 목숨을 담보해 절도를 저지르고 있다.
한전에서는 택지개발지역과 인적이 드문 농어촌지역의 전기설비에 대해서는 특별순시활동을 전개하고, 곳곳에 전선도난 예방을 위한 현수막을 부착하여 피해를 방지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관할 경찰서와 합동으로 특별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전력선 도난은 단순한 개인의 절도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한전의 재산피해도 문제지만 불시정전으로 원활한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어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촌의 시설재배 단지에서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양수기가 멈추는 것은 물론, 겨울철에는 추위를 막는 열풍기가 가동되지 않아 농작물의 냉해가 발생하여 농작물을 모두 망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혀주고 산소를 공급하는 각종 기계들이 멈춰 양어장의 어류들이 모두 폐사하는 등 수산업에도 커다란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또한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서는 건설용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기들이 갑자기 작동을 멈춰 안전을 위협하고 공사를 지연시키는 등 최악의 경우 건설현장을 전면 중단시키는 사태에 까지 이르고 있다.
아울러 예고 없는 정전은 지난해 발생한 삼성전자의 정전사태에서 보았듯이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산업현장은 물론 전자화 돼 있는 생산설비까지도 재가동을 위한 시간과 공정에 투입된 원재료의 불량품 발생 등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하며, 대외적인 기업의 신인도마저 추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전력선 절도에 의한 피해를 원상복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시간 그리고 절취한 전선 값보다 수십배의 복구비가 소요되며, 결국 이 비용은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그 부담이 전가 될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운 요즘 서민들은 전력요금이 비싸다고 아우성인데 여기에 이런 피해로 인한 손실금까지 부가되어 전기요금 인상을 더욱 압박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주에 무단으로 올라가거나 전력선을 절취하는 현장이 목격되면 즉시 한전 고객센터(국번없이 123)나 가까운 경찰서(국번없이 112)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절도범을 잡거나 이를 발견하고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최고 3천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해 주고 있다. 하찮은 돈 몇 푼에 고귀한 생명을 바꿀 수도 있는 전력선 절도는 범죄이기 이전에 어리석고 바보스런 행동으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위험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켜 사전예방으로 인명사고를 줄여야 한다.
유호근<한전 성남지점 요금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