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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까치의 수난과 정전예방

전주위 둥지 정전유발·농작피해
조류 공존형 사용 등 노력필요

 

까치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새다. 우리생활 주변 가까이서 오랫동안 살아온 텃새인 까닭이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손님이 찾아온다’는 속설도 있듯이 까치는 우리에게 반가운 길조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농촌에서는 늦가을 감을 수확할 때도 날짐승들의 먹잇감이 부족할까 염려되어 몇 개를 일부러 남겨 두곤 했다. 일명 ‘까치밥’이라고도 하며 감나무 주인의 까치에 대한 순수한 배려다. 초겨울 남겨놓은 까치밥은 농촌의 정겨운 풍경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이러한 까치는 비교적 지능이 높은 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가장 골치 아픈 동물로 낙인 찍힌지 오래다. 잡식성이며 보통 20~30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의외로 공격성이 강하다. 이런 까치는 높은 나무나 전주 위에 둥지를 틀고 산란을 하고 새끼를 키운다. 전주위의 까치둥지는 전력공급을 방해해 전기적 합선과 정전사고를 유발하는가하면 주위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그래서 1994년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됐으며, 2000년부터는 사냥가능 조류로 허용됐다.

한전에서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지지물로 전주를 많이 이용한다.

전주를 땅위에 설치하고 그 위에 절연체인 애자와 전선을 깔아서 우리 가정이나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까치는 한전에 허락도 없이 이 전주에다 자기의 보금자리를 마구 짓는다.

특히 까치의 산란기인 매년 1~5월이 되면 전주 꼭대기의 고압전력선 부근에 둥지를 설치하며 그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둥지가 증가하는 이유는 아마도 먹이사슬 중 상부에 있는 매나 독수리 등의 개체수가 줄어 까치의 증식이 많아져 그 수가 많이 증가하고, 도심개발로 인한 녹색지대가 줄고, 둥지를 틀 높은 나무가 줄어들어 피치 못하게 전주를 이용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둥지를 만드는 재료가 도심지에서는 나무가 아니고 철근, 철사, 전선등의 금속성 재료를 이용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금속성 물질이 전선에 접촉 될 경우 전선의 절연이 파괴돼 고장이 발생하고 정전에 이르게 된다.

이때 전선의 절연을 지지해주는 애자류가 파괴되면 더 큰 피해로 확대되기도 한다.

이렇게 정전이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이 입게 된다. 그래서 한전에서는 까치의 산란기인 봄철만 되면 ‘까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까치둥지를 철거하는데 총력을 경주한다. 심지어 까치 포획전문가를 고용해 까치 한 마리를 잡을 때마다 3천원씩을 포상하기도 한다.

포획된 까치는 소각장 신세가 되며, 지난해 42만여 마리가 잡혀 화장됐다.

과거 한전에서는 까치로 인한 정전피해 예방을 위해 전주위에 까치의 천적인 뱀이나 매의 모형을 놔두거나, 까치가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는 빙초산, 나프탈렌, 신너등을 설치하기도 하고, 풍차, 바람개비, 까치방지텐트 등을 설치해 전주를 조류 공존형 설비로 구축하고자 온갖 아이디어를 적용해 봤으나 결과는 모두 허사였다.

까치의 지능이 높기 때문에 모형이나 냄새에 속지를 않는다. 까치는 이밖에도 농작물을 갉아먹어 농민들에게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길조라는 말이 무색해진 형편이다.

환경부 자연보전국이 집계한 까치로 인한 전기설비 피해액은 지난해 401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또한 농작물의 피해액은 166억원, 기타 양식장과 항공기에 각각 26억과 22억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앞으로도 한전은 봄철 산란기에 까치둥지을 짓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정전으로 인한 고객불편을 최소화 해야 하며, 누구든지 전주위에 까치둥지나 둥지를 짓는 장소를 목격하면 한전 고객센터(국번없이 123)나 해당 한전지점에 신고하면 고장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의 전주를 개량해 까치집을 지어도 고장이 발생되지 않도록 조류 공존형 전주를 사용하고, 제한된 지역에서의 까치포획을 병행한다면 까치가 길조라는 우리들의 정서속에 함께 사는 새가 될 것이며, 다시 까치의 반가운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유호근<한전 성남지점 요금관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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