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1 (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기고] 국민의 권리 ‘선거권’ 행사하자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주민 대변인 선택
투표율 최저기록 예상 한표행사 변화 첫걸음

 

수원 화성이 연보랏빛 안개처럼 고운 봄 너울에 나른히 잠겼다. 어제까지도 심술궂던 하늘이었는데, 어느 새 봄꽃들이 색깔의 잔치를 벌이고, 천지가 꽃향기로 가득하다. 잦은 황사와 회색빛 구름, 그리고 꽃샘추위가 어린 싹들을 유난히 애 먹이더니, 어느덧 꿈결처럼 우리 곁에 봄이 온 것이다.

 

봄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의 90% 이상이 애달픈 기다림과 반드시 올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게 만드는 변덕스러움, 그리고 손에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마치 어린 새의 깃털처럼 연약한 가벼움에서 오는 것 같다. 봄이 우리에게 머무는 시간은 너무나 짧다.

 

그래서 봄에는 충동적이 되기 쉽다. 불현듯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눈부신 봄 햇살에 끌려 겨우내 애지 중지 기른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선 후회하는 아가씨들도 있다.

온 천지에 봄내음이 가득한 오늘은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앞으로 4년 동안 각 지역구에서 지역주민의 민의를 대변할 대리인을 선택하는 날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개성이 넘쳐 달라졌다고 하지만, 60, 70년대 까지도 어린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한 반의 반 이상이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이 되고 싶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런 답을 한 어린이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대답 했겠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꿈꾸고 바랄만한, 그리고 ‘성공’의 지표가 될 만한 직업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상황은 달라진 것 같다. 국민들이 국회의원 알기를 우습게 알고, 서민들의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정략적 싸움이나 일삼는 사람들로 외면하는 세태다.

 

국회가 없으면 국민 살기가 더 편해지겠다는 말도 나왔고, 심지어는 국회의원 숫자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건 정당도 있을 정도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땅에 떨어졌다. 이런 신뢰의 상실은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넘어, 정치 혐오로 까지 이르렀고, 국민의 투표참여율도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최근의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60% 수준에 불과해, 이번 18대 총선은 투표참여율 최저기록을 다시 한 번 갱신할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가 싫다고 해서 선택권을 포기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한 표가 바로 내가 원하는 변화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 국회의원은 입법 활동을 통해 법률안을 심의 확정함으로써, 나라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발전의 속도를 좌우한다.

 

예를 들면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혜진·예슬법’이 미리 만들어졌더라면 그처럼 흉폭한 범죄가 차단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처럼, 국회에서 제정되는 법률에 따라 국민의 삶의 방식이 확 달라질 수 있다. 국회의원은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며 국가의 살림살이인 예산을 심의, 확정한다. 국

 

민의 각종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의 제정권은 행정부에 있지만, 이를 심의 의결하는 기능은 국회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국회의원이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고, 백 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복리증진에 제대로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이 밖에도 국회의원은 정부와 국민을 연결시키는 대표 기능을 수행한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속한 정당, 지역, 계층, 직능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 정부와 국민을 이어주며, 어느 사회에나 존재할 수 있는 지역 간, 계급 간, 계층 간 갈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회는 다수의견뿐 아니라 소수의견까지도 민의로 수렴해 냄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구성원 간에 일체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제대로 된’ 국회의원은 국가의 비젼을 정하여 실현해 나가고, 국민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아주 소중하고 존경받을 만한 일을 하는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선택하는 것은 국민인 우리들의 몫이다. 봄의 유혹에 끌린 충동적 결정으로 두고 두고 후회하는 일 없이, 내 지역과 국가를 위해 혼신을 다 받칠 유능하고 정의로운 대리인들이 선택되어, 우리의 밝은 미래가 약속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연혜<한국철도대학장 경영학 박사>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