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경기언론인클럽이 주최하는 국가 조찬강연회에서 전 교육부장관을 지낸 서울대학교 문용린 교수의 ‘한국인의 경쟁력과 정직성’이란 주제의 강의를 듣고 ‘이 나라의 윤리도덕이 바로 서지 않는 한 나라의 미래가 없고, 국가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필자의 생각과 비슷해 몇자 느낌을 써보기로 했다.
요즘 세상이 날이 갈수록 윤리 도덕은 땅에 떨어져 자식이 부모를 버리질 않나, 제자가 선생을 때리지 않나, 토막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사건 사고가 빈번하다. 이 나라의 사회기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필자 한사람만의 걱정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아버지의 도덕성 메시지가 강하다. 예부터 아버지는 가정교육의 훈도였고 아이들의 표상이었다. 또 아이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했다. 요즈음 공교육에서의 학습효과는 오로지 남을 앞서가는 1등만을 요구할 뿐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인성 교육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어머니 태도는 아이들 가정 교육에서 엄격하고 단호해야 한다. 아이 위주로 키우면 나쁜 버릇만 키워주게 된다. 또 어릴때부터 아이들의 자립정신을 키워줘야 한다. 단호하고 엄격한 엄마의 자녀 교육이 있어야 자기통제가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우리사회는 급격한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간성의 몰락을 가져 왔고, 교육 또한 사회와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틀에 짜여진 과정일뿐 인성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간성과 도덕성이 사라져가는 요즘에 맹자가 인간의 ‘순선(純善)한 본성’이라고 말하는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이런 저런 일들 속에서 그때마다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들을 통하여 그 본성을 쉽게 알 수 있는 작용이 측은지심(惻隱之心-불쌍히 여기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불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사양지심(辭讓之心-서로 양보하고 공경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라 하였다. 이는 사람의 마음속에 이미 선한 씨앗이 있어서 그것을 스스로 길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말하며 개개인의 자발적인 수양을 강조하는 것일 것이다.
사람이 네발 달린 짐승과는 달리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칭하는 이유도 간단하다. 사람은 자주성과 창조성, 그리고 의식성을 갖춘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이라는 것은 타고날 때부터 이런 바탕을 지니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자라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교육을 거쳐야만 진정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최대의 화두는 단연코 경제 성장이다. 그 성장의 밑그림은 교육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아주 적절한 정책으로 보인다. 국가경쟁력 역시 사람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이 담보된 건강한 시민의식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새 정부의 공교육 정책을 보고 노파심에서인지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영어 몰입교육이라고 해서 국가경쟁력이 크게 신장되는 것처럼 말하지만 어딘가 좀 궁색한 생각이 든다. 영어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앞서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아버지 어머니의 가정교육, 선생님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인성교육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이 나라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고 나라의 경쟁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모든 일에 뒤늦은 일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도덕성과 인간성 회복운동이니 효 사상 실천운동이니 해서 거창하게 떠들 것이 아니라 내 자식 내 집안부터 상대를 배려하고 인의예지의 첫 대목인 측은지심에 논리를 실천 해 나가야 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자선을 베푼다는 것은 나 스스로의 손해를 감당해 내려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 내 희생없이 남을 돕는다는 것은 말의 성찬일 뿐이다.
홍기헌<수원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