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20주년을 맞은 극단 '성'이 다음달 4일부터 8일까지 수원 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에서 기념공연을 갖는다. 105회 정기공연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서 극단 '성'은 미국 극작가인 아더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퓰리처상을 받은 대작으로, 타락한 미국사회를 비판한 사회극이다. 뚜렷한 주제의식, 독창적인 작품 형상화 등으로 현대 미국 연극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단 '성'(城·대표 김성열)이 2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수원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상기하게 되는 수원성(화성)처럼, 극단 '성'은 20여년간 수원 연극계를 지켜온, 수원 연극의 상징이다.
1983년 창단된 극단 '성'의 전신은 1980년 연극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수원에서 밭을 갈고 씨를 뿌린 '연극동우회'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예닐곱명의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이 이름으로 연극공연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보다 적극적이고 발전적인 모색을 하던 이들은 경기도 연극협회 산하의 기존극단과 통합하게 됐고, 연평균 5회 정도의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이 당시가 바로 이른바 화홍 소극장(종로 화홍 예식장내)시대였다.
그러나 대자본이 투입되는 대극장, 국·공립극장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소극장의 현실은 극단들이 연이어 문을 닫게 했고, '연극동우회'의 현실 또한 다르지 않았다.
1년여의 화홍시대를 끝으로 흩어졌던 옛 연극동우회 맴버들은 이듬해인 83년, 몇 명의 새로운 식구와 함께 극단 '성'을 창단하게 됐다. 그러나 어려운 연극계의 현실속에서 몇 번의 실패가 이어졌다. 하지만 대표 김성열씨는 성(城)을 끝까지 지켜왔고, 지금은 수원연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극단 '성'이 20주년을 기념하며 '세일즈맨…'을 무대에 올린 데는 현재의 세계흐름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전세계적으로 경제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 상황은 흔들리는 국가의 경제침체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개숙인 한 가장의 모습,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무너지는 가정의 모습을 절망적이고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일즈맨…'과 닮아 있다.
능력을 잃어버린 아버지, 아버지를 끝까지 믿고 사랑해주는 어머니, 하는 일마다 되지 않는 큰 아들…. 평범한 가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쓰라린 상처를 불러오는 부자지간과 사회와의 불협화음, IMF 이후에 정리해고 되어 갈 곳을 잃어버린 아버지들, 직장을 잡지 못해 거리로 내몰리는 젊은 실업자들, 허리를 졸라매고 아끼며 살아가는 어머니들의 모습 등. 극단 '성'의'세일즈맨…'은 가족간 신뢰와 믿음이 결여되면 저질러질 수 있는 범죄를 한국적 정서와 미학을 바탕으로 표현했다.
이번 공연을 만들어온 출연진과 스텝들은 대부분 수원연극계의 산 증인들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출했던 전 실험극장 단원 이기련씨가 연출을 맡았고, 수원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지만 자금난 등 현실적 문제로 결국 문을 닫아야 한 극단 '앙꼬르'의 대표 류천희(59)씨가 기획을 맡았다.
출연진으로는 전 '극단 오산무대' 대표를 역임한 김민흡(55)씨가 아버지 '윌리 로오먼' 역을 맡았고, 전 '극단 맨토'의 단원으로 활동한 정난영(여·48)씨가 어머니 '린다' 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우석대 연극영화과 교수인 고금만씨(49)가 함께 참여하며, 박대성, 표수훈, 전준범, 나종민, 차수영 등 젊은 신진들도 함께 했다.
20여년간 어려운 현실속에서 극단 '성'을 지켜온 수문장 김성열 대표는 "많은 공연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실로 관객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연극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했다"며 "창단 20주년을 맞아 앞으로는 극단 '성'이 수원 연극의 상징으로서 뿐 아니라, 경기도 연극, 세계연극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극단 성은 이번 수원 공연이 끝나는 데로 지방공연에 들어간다. 4월11일은 충남 서산문화회관, 14일 충북 제천문화회관에서 지역인들을 위한 공연을 갖게 된다. 관람료 어른 1만원, 청소년 5천원. (031)245-4587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